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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 POST Apr 28.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빠진 불편한 아젠다 "인권"의 중요성

불편하지만 함께 논의되어야 할 아젠다

남북 정상 회담


미래를 기대한다. 그리고 어떤 비판 속에서도 대화란 지속되어야 하고 평화는 유지되어야 한다. 오늘 하루 누구나 희망을 품을 수 있었고, 오늘 하루만은 기대심으로 가득했다. 한 민족이라는 게 이렇게 뜨거운 마음을 갖게 하는가 보다.


하지만 불편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그건 바로 인권(Human rights)이다. 평화협정, 경제협력 모두 좋지만, 한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는 법적 체제 변화  없이는 장밋빛 미래를 마냥 기대할 수만은 없다. 물론 천천히 개선하며 나아갈 영역이지만, 그렇다고 초반에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아젠다라고 생각한다.


남한에 살든, 북한에 살든 국가의 존속 이유는 한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보장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도 바로 “나”를 지켜주는 법치에 있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북한의 인권침해는 심각하다. 내부적으로 변화에 대한 한계도 있을 뿐 아니라, 체제 전복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인권에 대한 언급은 터부시 된다.


그래서 '우선 평화 협정과 경제 발전을 언급하고 그 과정을 통해 인권을 개선해 나가자'라는 전략적인 수사가 있다. 하지만 경제 발전이 인권 증진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는 과거 남한 정권에서 주장한 경제발전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시각과 별반 다를 바가 없기에, 그 주장을 하는 남한 사람도 인권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찰해 봐야 한다.



인권 아젠다


인권에 대한 언급은 남북 대화 시작부터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 그것은 평화 협정과 경제 발전을 더디게 하는 장애물이 아니다. 


인권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확인하고 점검하는 시민들의 눈이 될 것이다.


인권은 극단적인 우파가 사용할 무기도 아니도 극단적인 좌파가 터부시 해야 할 아젠다도 아니다. 인권은 바로 개인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국가 존재의 이유이다. 바로 “나”와 “당신”을 위한 것이고 “국민”을 위한 것이다. 국가의 권력이 국민에게 나오는 것처럼, 국가는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럼 인권 아젠다가 왜? 실질적으로 중요한지 알아보자.



인권 아젠다의 중요성


우선 인권 아젠다는 북한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 남한은 그것을 무기로 사용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인권을 무기로 사용하는 순간,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서 멀어져 갈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아픈 곳을 찌르는 것은 변화보다는 상대방을 좌절시키기 때문이다. 그 좌절의 끝에는 자존심밖에 남지 않기에 협상은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권의 전략적 위치


중요한 부분은 인권의 전략적 위치다.

먼저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자.  


경제발전 + 사회주의 체제 유지다.


그렇다면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문제의 본질을 보자


국내: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다.  공산 국가다. 독재 국가다. 인민의 인권을 침해한다. => 빨갱이다.


국외: 북한은 비이성적인 국가다.(윔비어 구금 및 사망), 핵무기 개발, 자국민 인권 침해 => 거짓말쟁이, 악의 축


이 둘의 공통점은 북한 주민의 인권 침해다. 북한 자국 내의 인권 문제가 심각하기에 북한은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북한이 정상 국가로 국제사회에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인권"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 "인권"이라는 명제는 북한 체제의 본질을 건들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이 단어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 두 관점 충돌이 결국 외부의 무력개입이나 흡수통일(체재 붕괴)이라는 시나리오를 갖게 한다.


하지만



오히려 인권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Key) 될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사회주의 체제 경제 발전은 중국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북한 자체의 우상화 정책에 대한 폐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통일이라는 베이스를 깔고 가기 때문에, 자유 민주주의, 자유 시장 체제인 대한민국과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에서, 현 정권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북한의 모든 평화적인 제스처를 "쇼"라고 지칭한다. 그리고 반대파는 "그런 관점이 결국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라는 관점으로 팽팽하게 맞선다.



자 그럼 왜 인권이 문제 해결이 열쇠인지 알아보자.


북한이 원하는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1. 남한 내부의 분열을 통한다.

2. 국외의 비판적 시선을 변화시킨다. 


1. 한국 내부의 분열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결국 북한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인권" 개선이다. 크게는 정치적인 변화에서부터 작게는 행정적인 변화까지 그 방법은 다양하다. 즉 북한 스스로 원하는 "인민"들이 잘 사는 나라로 북한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북한 인권 개선이다.


예를 들어 보자. 만약 북한 정권에서 북한 포로수용소에 대한 현 정책을 개선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한국 우파들도 북한의 노력에 대해서 쉽사리 비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비판의 동력을 상실힌다. 또한 국외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결국 인권 문제 개선은 북한 이미지를 바꾸는 결정적인 키(Key)가 되는 것이다. 결국 변화된 이미지는 "신뢰"를 구축하는 실질적인 근거가 된다. 그 근거를 기반으로 현 정권이 추진하는 대북 정책은 동력을 얻을 것이다. 사실 현 정권은 반대 세력을 설득해서 힘을 얻기보다는 북한의 변화를 도모해서 국민적 지지를 받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체제 붕괴?


여기서 예상되는 북한의 걱정은 이런 인권 개선이 북한 체제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평화협정과 경제 협력을 위해서는 북한은 시장 개방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시장 개방으로 사람들의 정보 교류 속도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은 정보를 통제하는 중국과 다르다. 중국은 하나의 대륙으로 존재하는 한 국가이지만, 북한의 변화는 남한과 함께 해야 할 두 체제의 변화다. 결국 북한은 남한의 정보 교류를 필연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정보 교류는 급속도로 일어날 것이다. 오히려 북한 정권 스스로 먼저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북한 내부의 분열을 막는 방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와 같이 폐쇄적인 국가 체제를 유지한다면 모를까. 경제 교류를 지속한다면 북한 인권 인식 증진은 필연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시장을 개방하기 전에, 스스로 선 인권 제도 개선을 시도한다면, 그것은 북한 정권 체제를유지하는 방파제가 될 것이다.



효과


남한: 현 정권의 북한 교류 정책에 대해서 반대하는 야권도 현 정권의 행보에 반대할 동력을 잃게 된다. 북한 스스로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하는데, 이를 반대하는 야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쇼"라고 비난할 수 있겠지만, 포로수용소 같은 곳이 실질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본다면 과연 현 야권의 비난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까?


국제사회: 납치, 구금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을 새롭게 정의 내린다면 북한은 정상국가의 법치 국가로 인정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현 정권에 가해지는 국제사회의 압력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의 ICC(국제 형사재판소) 기소가 언급될 정도로 김정은 개인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는 국제 사회 움직임 속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북한 제도 변화를 위한 행보를 보인다면 국제 사회의 비난도 그 힘을 잃게 된다. 결국 북한의 인권 개선 노력이 국제 사회의 신뢰를 쌓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결론적으로 인권은 북한이 현재 원하는 평화협정 + 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키가 된다. 



북한식 사회주의 경제 체제?


북한이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경제 체재로 변화될 가능성은 적다. 그 이유는 북한의 변화는 남한을 빼놓고는 논의가 안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자유민주주의인 남한과의 관계 속에서 발전을 도모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과는 다르다.


북한과 남한은 "통일"이라는 두 체제의 만남과 교류를 통한 변화를 기반으로 상호 협력해야 하는 운명이기에,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 체제 발전은 중국과는 다른 출발점에 있다. 중국의 정보 통제는 중국 국가 내에서만 가능하지만, 민족이 같은 북한과 남한이 정보 접근성이 서로 다르다면, 그건 한 국가로서 함께 발전하기 어려운 면면이 있기에 상호 배타적인 정보 교류 안에서 경제를 논하면 모를까. 상호 간 교류를 통한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면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발전 모델은 남한과 끊임없이 부딪쳐 결국 서로 등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북한의 문제는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일당 독재체제다. 하지만 이 점에서도 북한은 중국과 다르다. 중국은 노동당 일당 체제가 가능하지만, 북한은 남한과의 관계에서 노동당 일당 체제로 남한과의 교류를 꾀할 수 없다. 연방제라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연방제도 일당 체제는 결국 통일이라는 목표에 큰 걸림돌이 되고 만다.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중국과는 다른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북한이 염려하는 체제 유지의 열쇠가 된다.



인권에 대한 오해


인권이라고 하면, 잔혹한 장면만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인권단체들이 그런 사진을 통해서 인권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권이란 좀 더 폭넓은 의미이다. 예를 들면, 북한의 거주 이동의 자유도 인권에 속한다. 의료권과 생존권도 인권에 속한다. 북한 주민의 자유로운 상행위도 인권에 속한다. 개인의 작은 자유부터 국가의 큰 보호 체계까지 인권은 이념을 넘은 보편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인권 개선은 단순히 포로수용소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인권은 좀 더 폭넓게 논의되는 개인의 변화이자 국가의 변화이다.



인권은 불편하다.


현시점에서 인권을 논한다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평화협정과 경제협력에 대한 단계적 시행부터 실천하고 점진적으로 인권을 개선해 나가자는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화협정과 경제협력이라는 대외적인 모습 뒤에 "인권 개선"이라는 무기(?)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인권"이라는 상호 간에 불편한 아젠다를 의제로 삼고 현 분열의 문제의 뿌리를 파악하고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이번 회담에서 명시된 목적들을 달성하는 현명한 전략일지 모른다.


남한에서 '만약 남한이 경제협력을 하면 북한 주민들이 자각하여 북한 정권에 봉기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해라고 생각한다. 그건 뒤로 칼을 차고 협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언제 그 협력이 깨질지 모를 뿐 아니라, 사실 그게 칼이 아님을 훗날 깨달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자존감은 민족 자주라는 이념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대로 북한에서 북한도 체재 붕괴를 두려워하여 '경제발전을 OK, 인권 개입은 NO'라고 생각한다면, 북한은 남한 내부의 분열과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 그들이 원하는 경제발전도 얻지 못할 것이다.


결국 불편하지만 "인권"을 언급해야 하고 "인권"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 기준은 남한에서 주장하는 인권도 아니고 북한에서 염려하는 인권도 아니다. 


기준은 국제법이 제시하고 있는 국제 인권법이다. 북한은 유엔 가입 후 현재까지 심의를 통해 북한 인권 사항에 대해서 권고를 받고 있다. 그 권고사항에 대한 북한의 인권 개선 노력을 남한과 국제사회에 보인다면 북한은 새로운 열매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체제 선전에 대한 "쇼"보다는 인권 개선에 대한 "쇼(?)"가 더 절실하다.


결국 지속적인 교류와 국제 사회 신뢰 구축이 인권 개선에 있다.



맺음말


이번 남북 정상 회담에서는 평화협정과 경제 협력이라는 아젠다 뒤에 민감하고 불편한 "인권"이라는 아젠다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그 불편한 "인권"이라는 아젠다가 모든 문제를 점진적으로 푸는 열쇠가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과연 앞으로의 기나긴 협력의 과정 속에서 북한과 남한, 그리고 국제사회는 어떤 선택을 할까? 각자의 이해관계에 힘을 내세우기 전에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인권"이라는 키를 잘 세팅하기를 기대해 본다.


H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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