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서점을 하는 이유
전주 동문 서점을 하는 이유
누군가 묻는다. 동문 서점을 왜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할까 한다.
1. 임대료도 나오지 않는 수익
사실 현 건물을 임대 내주면 된다. 충분히 가격을 받을 수 있고, 현재 수익보다 훨씬 많이 받을 수 있다. 아니 그 2배가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현재 동문 서점을 운영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나의 노력'을 더하면, 사실 그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지출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임대에 관심이 없다. 그냥 매매를 통해서 나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현 전주 시장에서의 객관적 판단이다. 하지만 다른 주관적 판단으로 동문 서점을 지속한다.
그렇다면, 동문 서점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물 시세 차익? 건물주니까?
2. 시세차익을 통한 건물 값 상승?
이미 이 평수에 시세차는 오를 만큼 올랐다. 훨씬 오래전에 사 둔 건물이기에, 이미 시세차는 올랐다. 사실 지금 팔고 나가는 게 현명한 부동산 투자 방법이다. 그리고 수익만 생각했다면 이미 팔고 나갔다. 왜냐하면 팔고 다른데 투자할 때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산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팔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팔고 싶지 않다. 지금 마음이다.
임대료도 안 나오고, 팔지도 않은데 왜? 동문 서점을 할까?
이유는 단 하나다. 서점을 하고 싶어서다. 왜? 서점을 하고 싶냐고?
서점만큼 사람이 사람 되게 하는 공간이 없다. 책만큼 사람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매체가 없다. 감동 어린 영화도 1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인상 깊은 연극도 극장 밖을 나가면 그 감정을 놓치게 된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책은 읽으면 느끼고, 읽으면 자신도 모르는 변화가 생긴다. 그건 사람의 힘이 된다. 그 책의 내용이 무엇이 되든, 책은 사람을 세우는 힘이다. 그래서 책은 중요하고 중요한 만큼 소중하다. 그 책이 소통되는 공간, 그리고 좋아해 주는 고객들, 서점을 유지하는 이유다.
3. 동문 서점의 꿈
첫째, 좋은 책들이 유통되는 공간이 되고 싶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느끼고 세상을 보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현대인들은 많은 매체를 만나고,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나지만, 실제로 책을 읽는 사람은 사실 드물다. 책을 읽고 안 읽고를 판단하는 것은 사실 매우 쉽다. 그 사람이 쓴 글이나, 말들을 들어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글과 말에는 책의 힘이 흘러나온다.
둘째, 흔적 제작소가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서점을 접고 4,5월 에어비엔비를 해 보다가 건물을 팔아야겠다고 부동산에 내놓았을 때, 흔적 제작소가 새로운 제안을 해 주셨다. 그때 예전부터 생각했던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 공간을 통해 젊은 청년들이 새롭게 일어서는 일들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그래서 적절한 사용료를 제안하고, 그에 비해 더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 공간에서 무언가를 하는 청년 기업이 진짜 기업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역으로 흔적 제작소 대표님께 새로운 것들을 제안한다.
결국 크게 두 가지다.
1. 책을 만나는 사람, 2. 새로운 청년들의 성장
월세도 안 나오는 수익률 속에서 두 가지를 계속 시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옛날부터 이상적으로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상 속에서 현실을 보는 눈이 길러졌고, 그 눈 속에서 거짓을 많이 봤다. 그래서 최대한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동문 서점을 유지하고 있다.
4. 에어비엔비?
사실 에어비엔비는 시작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한 영역이다. 대부분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지만, 관리적인 부분에서 지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사실 본 업이 따로 있는 나로서는 숙소를 매일 관리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고객분들에게 직접 청소를 부탁했고, 자신이 쓰신 자리를 스스로 치워 달라는 죄송스러운 부탁을 깔고 들어갔다. 그래서 숙소 비용도 1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시한다. 음료 한 잔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사실 숙소는 10000원도 안 되는 공간이다. 물론 4시간이라는 영업시간이 있지만, 사실 4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기 때문에, 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냥 편하게 쉬면서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책 보시는 시간이다. 또한 저녁에는 홀로 2층에 앉아 여유를 즐기라고 제공하는 공간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북샵을 따라서 최소 2주 동안 장기로 머물면서 샵을 운영할 사람을 찾았지만, 많은 분들이 짧은 시간에도 하고 싶다고 요청해서 그렇게 바꾸었다. 2개월의 실험 과정이었기에 지속할지 궁금했지만, 우선 고객의 요청에 따라 운영을 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짧은 기간을 하다 보니, 문제가 많이 생겼다. 매번 설명을 드려야 하고, 할만하면 퇴실이라는 짧은 기간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다. 사용법에 대해서 숙지 시키기가 쉽지 않아 새벽에 알람이 울리는 일. 매일 체크인 체크아웃을 도와야 하는 일, 여러 가지 측면들이 서로를 불편하게 한다. 본업이 따로 있기에 두 가지를 모두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 과연 이 실험이 옳은 실험일까?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그래도 아직까지 많은 분들이 좋은 피드백들을 주셔서 에어비엔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할지는 사실 모르겠다. 스코틀랜드 북샵가는 조금 다른 시장 환경과 사람들의 생각들, 라이프 스타일, 지역 문화 등이 존재한다.
5. 마지막 동문 서점
동문 서점은 계속 변화한다. 새로움을 추구하고 새로운 발전을 꿈꾼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문 서점을 이용하는 사람들, 동문 서점을 본거지로 삼은 흔적 제작소. 이 모두가 서점을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고 더 성장하길 기대한다. 나도 자선사업가는 아니기에, 어느 순간 견딜 수 없는 적자에 직면할 때는 본능적으로 사업을 접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 새로운 희망에 대한 한 걸음으로 시장에 도전한다.
또한, 동문 서점은 어느 순간 사라지더라도, 어느 날 이곳에 왔던 분들이 '좋은 책을 샀었어. 아니면 이곳에서 많은 것을 느꼈어'라고 추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난 됐다. 과거 내가 이 거리에서 헌 책방을 다니며 느꼈던 그 느낌이 30년이 지난 지금 누군가에게 전달되었다면...
동문 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