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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 POST Aug 09. 2018

세종대왕과 이순신...

어느 날 광화문을 가면서 생각에 빠진다. 


왜? 


세종대왕과 이순신은 왜? 광화문에 있을까? 


아무런 의심 없이 훌륭한 두 영웅을 칭송했다. 

그런데 약간 비딱한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혹시 의도된 것은 아닌지... 



세종대왕

성군이다. 한국은 늘 성군을 원한다. 대통령 중심제인 한국 정치는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통령이 성군이 아니면 나라는 매우 위태롭게 된다. 21세기 현대 사회에 대통령 중심제가 답일까? 우리가 흔히 부러워하는 복지국가들은 대통령 중심제가 아니다. 의원 내각제인 경우가 더 많다. 심지어 미국 조차 상하원 제도를 통해 대통령 견제 장치를 철저히 해 놓았다. 하지만 한국은 어떤가? 물론 3권 분립을 통해서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고 있지만, 그건 권력 싸움의 견제 부분이 더 크게 작용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한 나라의 경제, 사회, 문화가 대통령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국가. 과연 옳은 국가일까?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세종대왕은 성군이다. 하지만 반대로 언제까지 성군만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가 되어야 할까? 한국은 


백성의 나라가 아니라. 시민의 나라가 아닌가? 


시민이 힘이 되는 나라. 시민의 의사가 국가의 틀이 되는 나라. 그런 나라가 될 수는 없을까? 그런 정치인들을 볼 수는 없을까...? 



이순신

외적의 침입을 막은 전쟁 영웅. 명량대첩을 통해 불가능한 전쟁도 승리로 이끈 장군이다. 물론 존경한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 동상이 과거 군사 정권 시절에 세워진 것을 보면, 뭔지 모를 불편함이 있다. 조상의 정신은 존중하고 존경하지만, 혹시 강요된 영웅은 아닌지 고민해 본다. 이순신 장군도 매우 훌륭했지만, 이순신 장군의 명령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싸운 병사들은 왜 칭송받지 못하는지... 그들의 죽음은 말똥이, 소똥이, 개똥이로 불려야 하는 건지... 


전쟁 영웅에 가려진 일반 병사들의 아픔과 죽음, 그리고 그들의 가족... 국가는 영웅을 내세우지만, 평범한 시민들의 죽음은 기억하지 않는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폄하하거나 조상들의 업적을 업신여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들의 애민심이 현재의 나라를 존재하게 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재 시민에게 영웅들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물론 동상이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영웅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두 동상과 연이어 이어진 청와대 라인을 보고 있으면 과연 시민의 주인인 국가는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시민

시민의 힘이 강한 나라만이 한국에서 매일매일 언급되는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하지만 시민들은 영웅이 나라는 바꿔주기를 원하고 스스로의 변화에 대한 고민은 적다. 백성이 아닌 시민이 되는 사람들. 국가의 힘이 아닌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지켜주는 국가의 기본적 틀. 정치가 아닌 행정과 사법으로 보장받는 시민의 권리. 그런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진정으로 현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들은 아닐지...  



H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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