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모들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친구 관계"다. '어떤 친구들을 사귈까?'라는 고민이 아이를 품에서 떠나보내면서 부모들이 하는 가장 큰 고민이다. 혹여나 우리 아이가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지...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지는 않을까... 부모들은 걱정한다.
하지만 걱정한 만큼, 아이의 친구 관계를 부모들이 직접 개입할 수는 없다. 직접 개입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의 친구 관계를 매우 고민한다. 그래서일까? 부모들은 "더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가려고 하고, 더 좋은 교육 환경으로 이사를 가려고 한다. 여기서 대부분 "더 좋은 동네"란 부를 의미하며, 이곳에 가면 그래도 확률적으로 더 좋은(?) 친구들을 만날 거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사실 그렇지 않다. 사람 사는 공간에 부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결국 사람들의 성격은 가지각색이다. 그래서 어떤 환경(?)보다 친구를 만나 상호작용하는 주체성(Identity)이 아이에게는 더 필요하다. 아이의 주체성이 존재해야 부모가 염려하는 친구 관계를 아이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다.
마음콩 쑥쑥을 읽으며 "화합"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다룰지 궁금했다. 모든 친구들과 "화합"할 수 있을까? 아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아이가 스스로 화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타인과 주체성을 가지고 상호작용하는지 안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짝
양말도 짝이 있고, 볼트와 너트도 짝이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너트와 비슷한 동그란 물건들이 많지만, 볼트에 맞는 짝은 "너트"다. 다양함 속에서 자신과 맞는 짝을 찾는 것. 그것이 딸에게 중요한 덕목이다. 누군가에 대한 배려도 적당한 거리 속에서 가능한 것처럼,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배려해야 한다. 상호 관계가 억지로 이루어지거나 한쪽에서 강압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것 어긋나게 되었다.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모든 짝이 항상 외부적인 요건에 위에서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호 간의 배려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한다면 아이는 어디를 가는지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아이의 외적인 모습보다 내적인 힘이 중요하다.
내적 상호작용이 아이를 더욱 빛나게 한다. 화합이란 배제가 아니라 이해다. 내가 무언가를 갖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는 힘이다. 결국 주체성을 가지고 타인과 화합하는 것. 그것이 아빠로서 딸아이에게 들려주고픈 마음 이야기다.
동화책을 읽으며 상상을 한다. 딸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까?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사람과 친구가 될까? 어떤 관계를 어떻게 잘 정립할 수 있을까? 어쩌면 어른이란 관계에 대한 유연성의 힘일 수도 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타인을 배려하는 힘. 그것이 화합의 근본원리일지도 모른다.
관계 형성
관계의 형성은 화합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그건 "지배와 피지배" 관계가 아니다. 설령 내가 약한 위치에 있더라도, 아이는 주체적인 힘이 있어야 하며, 당당함이 있어야 한다. 지위는 힘의 지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가 비록 악어새가 되더라도, 악어는 악어새가 없으면 살 수 없듯이,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역할에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
아빠가 생각하는 화합이란,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모든 일에 당당하게 살아가는 힘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지 않아도, 좋은 직장에 취직하지 않아도, 많은 연봉을 받지 못해도, 상관없다. 아이가 자신감 있게 자존감 높게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마음콩 쑥쑥은 악어에게 필요한 동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책 반대편 아트지가 넘겨지며 악어새가 나온다. 이번에는 딸에게 악어의 입장에서 '화합'을 이야기한다.
아빠는 딸이 악어의 위치에 올라가더라도, 겸손해지길 바란다. 모든 높은 자리는 혼자 하는 일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리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악어새를 돌봐야 한다. 딸이 성장하여 악어가 되더라도, 악어새가 악어에게 얼마나 필요한 존재이며, 또한 악어새가 있어야 자신도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 그 마음을 담아 다시 그림책을 읽어 준다. 악어가 되었다고 무조건 행복하지 않다. 왜냐하면 진짜 행복은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자존감에 있기 때문이다.
화합의 조건
모든 것이 상호 작용을 통해서 그 존재를 세워 주듯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화합의 이야기는, 마음콩 쑥쑥에서 나오는 내용처럼, 각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라는 내용이다. 딸이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질 텐데, 그 가운에서 딸이 자신을 성장시키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음이 자라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더더욱 딸아이의 자존감, 자립심, 존재감을 위해 노력한다. 부모의 노력이 딸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마음콩 쑥쑥을 읽어 주며, 아이의 마음에 마음콩을 심는 마음으로 내용을 읽어 주고 또 읽어 준다. 그러기에 마음콩 쑥쑥의 콘텐츠의 깊이가 매우 의미가 있다.
마음콩 쑥쑥
수많은 그림책 중에서 마음콩 쑥쑥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다. 바로 "의미"다. 복잡한 그림책, 이해하기 힘든 그림책, 가십거리 가치관이 기준이 되는 그림책을 배제하였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어떤 시야를 넓혀 주는지, 화려한 기교보다 내용에 더 고민을 했는지, 이 모든 것의 고려 속에서 자신 있게 마음콩 쑥쑥 전집을 선택하고 서점에 입고하였다. 아이들의 지식을 늘려 주기 전에, 마음을 늘려 주기를 바란다. 지식이 부족해도 삶을 행복하게 살지만, 마음이 부족하면 지식이 많아도 삶이 그리 행복하지 못하다.
그림책을 읽어 주며 딸아이의 마음이 쑥쑥 자라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그림책을 연다.
마음콩 쑥쑥 - 내 짝을 찾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