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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 POST Aug 28. 2018

마음콩 쑥쑥 궁금해! 궁금해! -꿈-



궁금해? 불안해?


어릴 적, 우리들은 모든 사물을 궁금해했다. 저건 뭐지? 이건 뭐지? 딸아이는 물건만 보면 달려 들었고, 손으로 만지고 입으로 핥았다. 아이들은 모든 것이 궁금했다. 무엇인가를 알아 가는 것.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것. 이 모든 것은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모든 것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떤 것을 잃어버릴까 봐 불안하고, 가지지 못할까 봐 불안하다. 아니 어쩌면 그냥 불안했다.

어느 날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미 유명해진 심사위원들은 경연 후보인 아이들에게 "즐겨라. 너만의 특색을 가져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경연을 하면 할수록 힘들어하고, 불안해했다. 그 불안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꿈을 위해 감수해야 할 불안일까?

딸아이에게 꿈을 가져라.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도대체 꿈이 무엇이란 말인가?



궁금해


세상에 태어난 귀여운 딸아이. 꼼지락꼼지락하던 귀여운 아이가. 이제는 자아가 생기고 무언가를 만지며 무언가를 알려고 한다. 이때 어른들은 아이에게 "이건 안돼, 저건 안돼" 하면서 아이를 저지한다. 물론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어른의 행동이다. 하지만 가끔 내재되어 있는 아이를 향한 부정적 감정을 투영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그냥 한 걸음 물러서 아이가 자신의 생각 속에서 사물을 궁금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하는데, 보호라는 이름 아래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많다.

궁금함은 아이의 시간이다.



궁금함은 아이의 시간이다. 아이가 사물을 인지하고 그 인지한 사물을 이해하는 것. 아이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른의 시간 속에 아이의 시간을 가둔다.
부족한 시간은 아이의 꿈을 뺏는다.

꿈이란 자신만의 생각이 충분히 여물 때 그때야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하고 "꿈"이라는 불안감으로 아이를 내몰고 있지는 않은가...



마음콩 쑥쑥 그림책을 보면서, 이 책이 참 마음에 드는 이유는 "꿈"이라는 주제를 단순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넌 커서 뭐가 될레?"라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버리고, 꿈이란 무엇인가를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한다.

올챙이 알이 자라, 개구리가 된다.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다. 하지만 아이의 시선에는 엄청난 변화이다.



이 줄무늬는 뭘까?



얼룩말이 된다. 좁은 시야에서 넓은 시야로 옮겼을 때 우리의 꿈이 새롭게 보인다.



줄무늬가 물고기가 되기도 한다.

무엇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생명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궁금증이 생긴다. 물고기는 어떻게 바닷속에서 살지? 얼룩말은 왜 귀를 쫑긋 세울까? 무엇이 되었다고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궁금증이 생기고 또 다른 생기가 도는 것. 그것이 인생의 꿈이 아닐까?



먹다 남은 사과, 원숭이가 먹고 똥을 싸고, 그 사과가 다시



나무가 되어 사과들을 주렁주렁 단다. 나비들도 날아와 친구가 된다.

내용이 너무도 좋았다. 40대가 되어가는 나의 마음까지 설레게 하는 꿈에 대한 이야기다. 무언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무가 되고, 사과를 품고, 친구들이 날아오는 것. 나에게 인생의 성공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또 다른 꿈을 꾸는 즐거움, 그것이 내가 딸아이에게 바라는 꿈이다.




사과가 되기도 하고, 기차가 되기도 하고, 사자가 되기도 한다. 변화 자체에 대한 인지 활동을 통해 세상을 향한 아이의 궁금증을 더해 가는 것. 그것이면 딸에게 충분하게 '꿈'에 대해서 읽어 준 것 같다.



딸의 꿈은 내가 물어보는 게 아니라
딸이 생각하고 변화하는 것이다.



작지만 큰 궁금증이 현실로 변화되고 있을 때, 딸은 행복해질 것이다. 그 과정이 그리 불안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변화에 중심에 변화에 대한 궁극적인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믿음이란 바로 딸아이의 존재. 그 자체다.



동화 책을 읽어 주며, 딸에게 무엇이 궁금한지. 꿈에 대한 이야기 보다 "궁금증"에 대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딸이 꿀 수 있도록 난 딸에게 생각의 공간을 아빠로서 건네주면 된다.

딸은 오늘도 무언가를 만지며 스스로에게 말한다. "궁금해. 궁금해!" 그 질문의 끝에서 딸은 스스로 꿈을 발견할 것이다.


마음콩 쑥쑥 궁금해! 궁금해! -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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