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이야기, 미수금에 관하여

미수금이 주는 스트레스를 바꾸다.

by HR POST

거리의 현수막


"떼인 돈 받아 드립니다." 현수막이 길거리에 걸려 있다. 예전에는 저런 현수막을 보면, '누군가 또 돈을 갚지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장사를 하는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아 떼인 돈을 받지 못한 사람이 너무도 힘들겠구나...' 역시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을 하는가 보다.



미수금


거래란 사실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어찌 모든 고객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고객은 전혀 사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이기에, 그 사람이 보여준 신분증과 개인정보 외에는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니 어쩌면 사적으로 아는 사람이 고객이 될 경우도 그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


거래에는 항상 돈의 연결된다. 그런데 장사란, 무조건 현금 박치기로 이뤄질 수는 없다. 큰 기업에도 채권이 있는 것처럼 작은 자영업에도 외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외상과 관련된 돈이다.


무엇인가를 하다 보면, '다 잘될 것 같아' 시작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경비가 소요될 뿐 아니라, 믿었던 협력업체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회사에서 업무만 보던 사람은 문제가 생기면 법으로 하면 돼지?라고 쉽게 말하는데, 작은 자영업의 경우 법적인 소송은 결국 손해 감수의 영역이 아니라 "돈 잃고 사람 잃는" 꼴이 된다.



미수금은 기다림


사실 미수금은 기다림이다. 말 그대로 미수된 돈이다. 아직 들어오지 않은 돈이다.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돈이다. 그래서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이 기다림이 쉽지 않다. 작은 자영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현금의 흐름이 막힐 경우 매우 큰 위기로 쉽게 다가올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수금에 대해 닦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닦달은 자신에게도 스트레스가 될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자신의 사업체에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다. 장사는 손해 봐선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 처음 미수금을 맞을 때는 적잖이 당황을 한다. 상대방의 침묵과 회피에 슬슬 화가 나게 된다. 그런데 화를 내면 속이 편해질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자신이 힘들어진다. 그리고 다른 고객들도 의심하게 하는 공격적인 방어 본능이 커지게 된다. 공격적인 방어 본능이란, 나를 지키기 위해 상대방의 행하는 불편함에 쉽게 짜증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왜냐하면 그래야 내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받아야 한다."라는 마음이 마음의 화와 함께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미수금을 맞이할 때는 상대방에 자신이 화를 내지 않고, 자신의 힘듦을 말하는 게 낫다. 미수금을 못 주는 당신도 힘들고, 나도 힘들다는 것이다. 세상에 의도적으로 미수금을 안 주는 사람은 사실 그리 많지는 않다. 보통 의도적인 사람은 이미 어느 정도의 사기를 치고 도망가는 사람이 대부분이기에 그런 사람의 작은 사기(그리 큰 돈이 아니어서 법적으로 가기도 애매한 액수)는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하다. 어차피 찾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미수금에 대한 웬 공감?


그래서 미수금에 대한 자세는 아픔의 공감으로 가는 게 마음이 편하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착한(?) 마음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반론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장사를 하다 보면, 그냥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게 내 삶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 모든 고객과 함께 돈을 벌기는 어렵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그 상황에 대처하는 마인드 컨트롤은 각자의 마음에 달렸다.


그 마음을 다른 마음으로 전환하여 생각하는 게 오히려 전략적으로도 훌륭한 처사이다. 세상에 다양한 경영학 책과 자기 계발서가 자영업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작은 자영업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한국 사회에 자영업 실패 비율이 10집 중에 8집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단순히 사회 구조적인 면이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다. 사회를 탓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장사의 원리를... 그래서 자영업이 사실 어렵다. 많은 경우 서류로 이야기하지 않고 구두로 이야기하고... 계약서로 이야기하지 않고, 기다림과 공감의 마음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렵다.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내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영업은 가끔은 성화되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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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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