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 1 -마스다 미리-
현존하는 것들에 대한 느낌, 부부의 일상
부부의 일상
"아무래도 좋지만, 그렇다고 아무래도 좋은 건 아닌 부부의 일상입니다."
사쿠짱과 치에코는 부부다. 사쿠짱은 구두 수선을 하고, 치에코는 회사 비서를 한다. 둘은 소소하지만 행복하게 산다. 부부의 일상은 매우 평범하다. 밥을 먹고, 장을 보고, 가끔 외식을 한다. 결혼을 하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미혼 때의 막연한 불안감은 어느새 기억도 나지 않는다. 생각했었던 것보다 부부의 일상은 매우 평범하기 때문이다.
평범함 속에 행복이란 무엇일까? 퇴근 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가끔 서로 여행을 가는 것이 행복일까? 대화와 여행 속에 서로의 존재의 부재를 가끔 생각할 때 느낄 수 있는 소중함 때문에 우리는 행복을 회상할 수 있다. 부부는 그렇게 서로의 존재의 부재를 상상할 때 서로의 존재에 감사함과 행복을 느끼게 된다.
담담한 남편의 반응
여자와 남자. 너무도 다른 존재이다. 사실 여자의 상상에 남편은 참여하지 않는다. 여자의 상상이 행복을 만든다면, 남자의 반응은 그 행복을 가끔 썰렁하게 만든다. 남편은 담담하다. 반응이 더디다.
그런데 그 일상도 어느새 익숙해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부인은 남편이 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읽는다. 그때 여자는 일상을 다르게 본다.
상대방의 공간을 인정하는 것
부부의 일상이 작지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될 때, 우리는 행복한 부부 생활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엄청난 성공도, 엄청난 부도 부부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물론 경제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끔 사치스러운 외식을 할 때 느끼는 상대적 행복을 보면 경제력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부부의 행복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 부부는 서로의 공간을 서로 이해할 때 비로소 행복을 느낀다. 서로의 공간을 느끼고 그 공간에 대한 배려가 자신의 행동이 될 때 부부는 서로의 존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세월이라는 것은 무시하지 못하는 사랑인 것이다.
소소한 소비에 오는 행복함
모두가 부자는 될 수 없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할 수는 있다. 소소한 행복은 소소한 소비에서 온다. 가끔 느끼는 사치도 행복이 된다. 어떤 소비를 어떻게 하느냐가 행복의 근원이 된다.
돈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의 소중함을 느낄 때, 비로소 돈은 서로의 관계 형성의 행복한 소비로 교환된다. 행복한 소비는 부부의 일상에 매우 중요하다. 일을 하는 이유도 이 행복을 느끼기 위한 사회에 대한 교환 가치일 것이다. 이 교환가치가 없다면 일도 행복해질 수 없다.
물론 행복과 존재감이 일에서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일에서 오는 행복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다. 부부의 관계에서 오는 행복은 아니다. 그래서 부부의 행복은 개인의 성공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부부의 행복은 일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부부의 행복은 그 일로 번 돈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서 온다. 그래서 행복한 소비는 부부의 일상에 매우 중요하다.
사라짐에 대한 상상
가끔 슬픈 상상을 한다. 어느 날 집에 들어왔을 때, 아무도 없는 집에 느끼는 공허함이다. 당연히 있어야 할 일상이 현실과 다를 때, 어떤 느낌일까? 이거 왜 이렇게 놨어! 하며 잔소리를 하려고 할 때 그 사람이 없다면, 어떤 느낌일까?
일상의 사소한 다툼과 일상의 사소한 대화가 사라질 때, 부부의 일상이 얼만큼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해 준다. 슬픈 상상이지만, 이 슬픈 상상이 역설적으로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준다.
무엇인가를 더 바라기보다는 현존하는 것들에 대한 느낌이 더 중요한 감정이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욕구보다 현재에 대한 느낌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느낄 때 치에코씨가 느낀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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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