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 소개로...

자영업 이야기

by HR POST

아는 사람?


손님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들어오자마자 "000 소개로 왔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난 000을 잘 모른다. 000을 안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 결국 '깎아달라'는 말일 텐데... 차라리 '깎아달라'고 대놓고 말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손님의 000을 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외국사람들도 000을 안다는 표현을 자주 쓸까?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에게는 가격이 달라져야 하는 것일까? 장기 고객에게는 특별히 할인제도를 적용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거래처의 관계가 성립되지도 않은 제삼자가 000을 안다며 장기고객의 할인율을 적용받고 싶어 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 아닐까?


모르겠다. 어쨌든 모든 고객에게는 무조건 상냥해야 한다. 마음에도 없는 '아~ 네 그러세요.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말을 건넨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아직 이 사람과 장기적인 비즈니스 관계가 아니다.


사실 000을 안다는 점이 그들의 신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000가 그들의 신용을 보증하지도 않는다. 단지 000을 알고 있다는 말은 자연스러운 한국 자영업 문화일 것이다.



관계적 비즈니스


장사를 하다 보면, 혈연과 지연 그리고 심지어 누구누구와 아는 사이와 같이 다양한 인간관계를 내세우며, 거래를 시작하기 전, 상호 간의 줄다리기를 시작된다. 사실 거래와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재화와 상품의 관계가 오가는 상황에서 이런 대화의 대부분의 목적은 무언가 특혜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부탁을 하기 전, 이런 부탁은 자영업자를 올가 메는 장치들이다. '너와 나는 관계가 있으니 나에게 혜택을 주어라'라는 고객의 말이 대부분이다. '내가 먼저 너에게 이러이러한 혜택을 주겠다.'는 말을 한 사람은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결국 혜택을 받기 위한 도구일 뿐, 진실한 관계와는 거리가 멀다. 을의 입장에 있는 사업주는 고객의 이러한 반응에 당연히 반응할 수밖에 없고, 거래처와의 다양한 관계에 대한 균형을 위해 조심스레 경청할 수밖에 없다. 관계가 자영업의 영업 능력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000를 아는 것'이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장의 확대라는 면에서 본다면 관계의 언급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 거래로 바라본다면, 지나친 혜택의 제공이 자영업자를 힘들게 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관계적 비즈니스


대부분의 시장에서 관계적 비즈니스가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이 비즈니스 관계가 약간 끈적끈적 거리는 경우가 많다. 끈적거리다는 말의 뜻은 거래가 불투명하거나 명확하지 않고, 묘한 상하관계의 작용과 묘한 집단성을 갖고 장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자영업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성장의 이면에는 타인에 대한 텃새도 있다. 000을 안다는 것은 그 지역 사람이고, 반대로 000을 모른다는 것은 그 지역에 살지 않았던 사람인 것이다. 결국 아무런 연고지가 없는 사람이 000 지역에 가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000을 모르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신의 연고지가 아닌 지역에서 장사를 시작하면 생각보다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내가 000인데요.


왜 사람들이 '왜 000을 아는데요?'라는 표현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일까? 사실 자신이 누구임을 말하고, 시간이 지나며 쌓아온 자신의 신용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 하지만 가끔 '000를 아는데요.'로 시작하는 손님들을 상대할 때 보면, 거의 대부분 무언가를 원하는 경우가 많고, 신용에 있어 의심이 가는 경우가 더 많다.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현실이다. 000을 아니까 신용이 더 좋아야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차라리 내가 000입니다.라는 표현으로 그 표현을 바꿔야 한다. 처음은 조금 어렵겠지만, 결국 거래는 오랫동안 쌓여오는 서로 간의 신뢰에서 지속되어야 한다. 이러한 신용의 자기표현은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자신의 정체성임을 느끼게 된다. 사실 그럴 때 자신의 삶에 자부심도 생기고 모든 거래에 있어 떳떳할 수 있다. 나는 "000를 아는데요.'라는 표현보다 "잘 지내셨어요? 오랜만이네요."라고 들어오는 손님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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