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인 욱성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
필자는 국회를 출입하면서 우연치 않은 기회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를 출입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는 선과 악이 아니라 다름으로 봐야 하고, 승자독식이 아닌 대화와 타협이 민주주의를 성숙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두 당의 차이점을 몇 가지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A.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생활을 시작해 쇼핑몰 대표가 됐다. 일찌감치 결혼해 초등학교를 다니는 2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으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장학금을 주고 있는 30대 초반 남성.
B. 심장 질환을 안고 태어난 여동생이 스웨덴으로 입양되고 아버지는 간 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장애인 어머니와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아가는 일상이 방송에 소개돼 어린 시절 유명세를 탔다. 이후 한 사회적 기업에 취직해 직장인 생활을 하고 있는 20대 후반 남성.
두 사람 중 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정당에서 영입된 이는 누구일까요. 정답은 B입니다. A 씨는 지금도 국민의힘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죠. B 씨는 더불어민주당에 총선 영입 인재로 영입됐다가 미투 사건 폭로로 물러난 원종건 씨입니다.
두 사례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어떤 방식으로 청년 정치인을 대하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스토리를 중심으로 사람을 영입해 키웁니다. 총선 때마다 꾸준히 청년 인사를 영입해 홍보하죠. 국민의힘은 자신의 능력으로 커야 하는 정당입니다. 얼마 전 열렸던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배틀인 '나는 국대다'도 능력 경쟁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둘 중 어느 사례가 더 낫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나 다양한 계층의 청년을 발굴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에 영입된 청년들은 결국 자신을 발탁한 정치인과 계보에 충성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영입된 민주당 2030 청년 정치인들은 청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는 특정 계파의 확성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극렬 지지자들의 눈에 들기 위해 앞다퉈 비상식적인 발언을 쏟아내기도 하죠.
국민의힘은 자생적으로 성장했기에 독립적인 정치 활동이 가능합니다. 이준석 대표가 '능력주의'를 기치로 정치권의 담론을 주도하는 것도 이러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다만 평소 사람을 키우지 않다 보니 소위 '존버'하지 않으면 기회를 잡기 조차 힘듭니다. 하지만 팍팍한 현실에 사는 2030 세대 중 정치에만 존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A 씨는 스스로 주변에 자신이 고졸임을 당당히 밝히고 있지만 당에서는 그의 이력을 가급적 숨기기를 원하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