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가끔 국회에서 만난 취재원들에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기자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때마다 민주당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그 문턱을 넘으면 끈끈하고, 국민의힘은 진입장벽이 낮고 비교적 신사적 관계를 유지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내편 네편' 구분이 확실한 정당입니다. 이는 기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인데요. 소위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 기자들에게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제법 있습니다. 언론과 일상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공보 담당자마저도 기자들에게 까칠한 태도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강성으로 평가되는 한 재선의원이 당 수석대변인을 맡았을 때 공보실에서 취재기자와 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한 기사가 20건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언론과 지나치게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출입기자들이 취재원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허들을 한 번 넘어야 합니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히거나 술을 거나하게 마시면서 친밀감을 형성해야죠. 물론 이보다 확실한 건 기사로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경우입니다. 한 번 '내 사람'으로 분류가 되면 그다음부터는 취재가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형-동생 관계가 맺어지는 순간 다른 기자들에게는 입을 안 여는 취재원도 나에게만 조용히 얘기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 기자와 취재원의 사이는 상대적으로 '비즈니스'에 가깝습니다. 민주당에서 통상적으로 언론을 개혁 대상으로 본다면 국민의힘은 협력 관계로 인식하는 편입니다.
제가 민주당을 출입하다가 국민의힘으로 옮기면서 놀란 점은 처음 만난 의원, 보좌진, 당직자 모두가 기자에게 친절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 인사를 하러 가면 바쁜 와중에도 차 한 잔을 내주면서 말을 건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모르는 기자들을 만날 때 명함을 교환하고 '잘 부탁한다'는 형식적인 인사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국민의힘 구성원들은 필자 뿐 아니라 다른 기자들에게도 비슷한 태도를 취합니다. 한겨레, 경향신문, MBC 등 소위 진보성향의 매체 기자들에게도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밥자리에서 "좀 잘 봐달라"라고 부탁하거나 "기사가 너무 날카롭다"라고 항변하는 정도입니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셈이죠.
다만 국민의힘에서도 '고급 정보'를 획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취재원과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고는 핵심적인 정보에는 접근하기가 어렵죠. 기자로서 핵심 정보에 접근하고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양 당 모두 같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