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괜찮은 삶이야.
요즘은 그래서 잘 살고 있느냐는 질문에 잠깐 멈칫하게 된다.
아주 잘 사는것도 아주 못사는것도 아니지만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자주 떠올린다.
삶은 늘 공평하지 않았다.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무너졌고,
어떤 날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하루가 통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오늘을 넘기면 내일이 온다는 사실 하나에
그냥 마저 기뻐하기만 했다,
내일이 오니까.
사람의 말은 자주 어겨지고,
사람은 절대 고쳐 쓰는 게 아니기에, 그리고 관계는 언제든 방향을 틀 수 있다.
그걸 안다고 해서 사람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다만 조금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다가갈 뿐이다.
남들보다 늦었다고 생각하던것들도 많이 버렸다.
늦으면 좀 어때, 잘못하고 있어도 좀 어때
그게 내 인생인데,
삶을 대하는 태도는 조용히 바뀌었다.
크게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고, 눈에 띄지 않아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쪽으로.
전에는 당장 해결하지 않음 괴로운 일들을 머리에 싸매고 살았다,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뿜어내면서 나에게 고통을 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해결될 일은 결국 해결될 것이고,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
조급해말자, 그저 지금이 가장 중요하니까
결국 나는 해결책을 찾는다.
사람들은 종종
“그래서 결국 괜찮아졌냐”라고 묻는다.
나는 그 질문이 조금 어렵다.
괜찮아졌다고 말하면 지나온 시간들이 너무 단순해지고,
아직 괜찮지 않다고 말하면 지금의 나를 부정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왔다고.
완벽한 삶은 아니지만 도망치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고, 나 자신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다고.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누군가에게 나의 어릴 적 불행을 알리고 싶어서가 아니다.
내가 이렇게 살아왔노라고 과시하는 것도 아니다.
나 자신에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해주기 위해서다.
삶은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고,
나는 또 잠시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흔들리는 와중에도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살아 있고, 내일을 준비한다.
그리고 이 정도의 삶이라면,
나름 괜찮다고
조용히 말해본다.
당장은 괴로운 시간들이, 결국엔 지나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