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
살아간다,
살아가고 있다,
살고 있다.
이 생을 살아가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문장을 적고 나서 한참을 멈췄다.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순간 멈추어졌다.
너무 쉽게 쓰면 가벼워질 것 같고, 너무 많이 이야기하면 어느새 다른 사람의 이야기 같아서 말이다.
살다 보면 힘들다는 말보다, 그냥 아무 말도 하기 싫은 순간이 더 자주 오는듯하다.
설명할 기운도 없고 이해받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냥 하루를 산다. 잘 살아가고 있는지도 못 살고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괜찮은 척은 하지만 괜찮다는 말까지는 하지 않고,
버티고 살아가지만,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고 굳이 말하지 않는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믿지 않아도 오늘을 끝까지 잘 살아내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 방식으로 이생을 살아가더라,
나에게도 오늘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는 날들이겠지만
어떤 날은 괜찮기도 하고 어떤 날은 지독히도 주저앉는다.
그런데 이 생에서도 단 한 번쯤은 괜찮다 생각한 날이 있는 것 같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내일의 일은 내일 생각하자고 결심한 채 무작정 떠났던 그날,
그때만큼은 아무것도 생각하지도 않고, 걱정도 저 멀리 날려버리고, 방랑자처럼
발이 닿는 대로 떠났던 날, 그때 내 인생에 가장 괜찮다 행복하다를 생각했던 날이었다.
언제 또 한 번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했던 날, 훌훌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던 날,
뒤돌아 보면, 참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내 인생
아픈 인생보다 행복한 인생이 많아지려면 시간이 오래 필요하겠지, 그래도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행복한 인생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살아간다,
살아간다,
그렇게 오늘도 살아간다.
-윤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