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운 게 카페 아니야?

괜찮다, 지루함을 버티고 버티다 보면 이겨낼 거니까.

by MSG윤결



하루 10시간 이상 매장에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일,

그리고 12시간 이상 핸드폰으로 글도 쓰고, 가게도 홍보해야 하고, 마케팅공부,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도 찍어야 하고 꾸며야 하고, 손님 오면 주문한 음료도 만들고

디저트도 만들고, 메뉴 개발도 해야 하고, 릴스도 찍어야 하고, 스레드도 해야 하고, 당근에도 글 올려야 하고

나름 하루 24시간이 너무 짧은 일쟁이.


그렇게 바쁜데도 가게에서 글을 쓸 수 있는 건, 너의 배려 덕분이다.


같이 매장을 운영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는 안다.

항상 우리가 이렇게 8년을 같이 할 수 있는 건, 너의 배려가 90프로 이상이기 때문이다.

너의 덕분에 우리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도 쓸 수 있었다.

가게를 운영하는 일은 참 쉬운 일은 아니다, 매장이 한가한 날엔 누구의 탓이라도 해야지만

마음이 편안했다, 경기 탓, 명절 전이라, 동네가 안쪽이라, 시골이라 등등

하지만 안다. 왜 손님이 없는지 왜 한가한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알면서도 굳이 뭐라도 탓해야 맘이 편해지는 듯하다.


뉴스를 보면 매번 올해가 제일 힘든 경기를 지나가고 있다 말한다.

IMF보다 더 힘들고, 코로나 시국 때보다 더 힘든 경기라고 한다.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고, 맞는 말이다. 정말 사람들은 점점 소비행태가 바뀌어 가고 있고

어느샌가 화려한 인테리어를 갖춘 외곽의 베이커리카페를 찾아다닌다.

옛날처럼 굳이 카페를 찾아와서 커피를 먹지 않아도 홈카페의 기계가 있는 집들은

집에서 취향껏 내려 먹기도 한다. 그게 제일 가성비가 좋다 생각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소비를 줄여야지 하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커피다. 카페의 방문을 줄이고 커피를 줄이고 하는데

왜 점점 커피숍들은 늘어나는 걸까? 카페 옆에 또 카페, 한 건물 옆에 또 카페, 길거리에 세네 개의 카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렇다고 잘되는 곳은 잘되겠지만 되지 않는 곳은 파리만 날린다.

그러면서도 카페를 창업하는 이유는 무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카페 창업을 하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게 설계된 업종이라서,

망해도 내 탓이 아닌 것 같은 업종이라서,

‘장사’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로 착각하게 만든 업종이라서,

“다들 하니까 나도”라는 집단 착각 업종이라서,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다 생각하는 업종이라서, 등등등



사람들은 결과가 아니라 장면을 보고 판단한다.

손님이 앉아 커피 마신다

사장은 카운터 안에서 커피를 내린다

음악 틀고, 인테리어 예쁘다

겉으로 보기엔 “저 정도면 나도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쉽다.

반대로 망하는 장면은 잘 안 보인다.

커피 원두 정산

임대료·인건비·원가 계산

카드 수수료, 세금, 폐기

하루 매출 1-20만 원(한가한 매장일 경우) 찍히는 평일

이건 손님 눈에 안 들어온다.


카페는 실제 난이도에 비해 시작이 너무 쉬워 보인다.

자격증 필요 없다

프랜차이즈가 “다 해준다”라고 말한다

장비·레시피가 표준화돼 있다

메뉴가 단순해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실패해도 배워서 고치면 되지” , "유행하는 것 따라 하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고쳐볼 시간도 없이 적자가 쌓인다.


카페가 망하면 보통 이런 말이 따라온다.

상권이 안 좋았다

코로나였다

유동 인구가 줄었다

주변에 카페가 너무 많았다 등등


즉, 실패의 책임이 개인에게 온전히 오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나라고 다를 건 없지”라고 생각한다.

이게 반복되면 카페는 실패해도 덜 부끄러운 창업이 된다.


카페는 이상하게도 사업이 아니라 삶의 이미지로 포장된다.

나만의 공간

음악과 커피

단골과 대화

감성 있는 하루

특히 직장에 지친 사람일수록 카페를 탈출구로 본다.

“회사보단 낫지 않을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건 하잖아”

"내 가게니까 내 맘대로 할 수 있잖아" 등등,


하지만 카페는 감성 산업이 아니라 초고정비 서비스업이다.


망한 카페는 조용히 사라진다. 새로 여는 카페는 크게 보인다.

그래서 거리에는 항상 ‘새 카페’만 보이는 착시가 생긴다.

살아남은 10%만 눈에 띈다

나머지 90%는 기록 없이 사라진다

이건 전형적인 생존자 편향이다.


카페는

가장 예쁘게 보이고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가장 덜 부끄럽게 실패할 수 있으며

가장 많이 미화된 장사이기 때문에


감성만으로 카페를 차릴 수도 없고, 나는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 속에 카페를 차리다가 빚만 늘고 망하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또한 나의 기분만으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없으며

아파도 나와서 아파야 하고, 죽을 것같이 힘든 날에도 가게 문을 열어야 한다.

연차도 없고, 주말도 없다, 명절 또한 쉴 수 없다.


그래서 나의 매장은 "예쁜 감옥"이다.


지금부터 나의 예쁜 감옥 현실 이야기를 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