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걸고 숨 넘어가기 직전까지

한 가게를 키우는 데도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by MSG윤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제가 아프리카 속담 중 가장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이 말의 깊은 뜻을 가만히 헤아려 보면 결국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을이 아이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아이는 결국 방치되고 만다는 사실 말입니다.

저는 자영업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동네에 가게 하나가 새로 들어서면, 그곳이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온 동네 사람들의 마음과 따뜻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웃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관심이 사라지면, 그 가게는 생명력을 잃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폐업'이라는 무서운 현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가게의 존재감이 지워질 때 비로소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늘 다짐하곤 합니다.

내가 어느 동네에서 장사를 하든, 혹은 어떤 사업을 하든 간에 그 동네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말이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먼저 마음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현장에서 많은 자영업자 분을 만날 때면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드리곤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장사는, 노력 50%와 운 50%라는 두 톱니바퀴가 완벽하게 합을 이뤄야 비로소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많은 분이 의아해하시며 되물으십니다.

"왜 노력을 50% 밖에 안 하나요? 운이 50%나 차지해야 한다고요?"

" 운이 50%나 된다니... 너무 절망스러운데요?"


그때 저는 다시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사장님, 우리 매장을 위해, 그리고 동네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정말 '50%'만큼의 노력을 다해 보셨을까요?"

어떤 분은 "그래도 50%는 넘게 노력했지!"라며 자신 있게 대답하시고,

어떤 분은 "생각해 보니 50%라뇨, 10%도 채우지 못했네요", "가게 문만 열면 사람들이 알아서 올 줄 알았어요" 라며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하십니다.


사실 모두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이 막연한 운에만 의지하거나,

'내가 하면 무조건 더 잘할 수 있다'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으로 시작하시곤 합니다.

진정한 운은, 동네라는 마을 속에 스며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그 50%의 노력 끝에 찾아오는 선물인데 말이죠.


올해 제가 동네 어르신들께 공통으로 들었던 말씀이 있습니다.

"사장님, 실력이 아까워서 그래. 여기 있지 말고 더 유명한 동네로 가게를 옮겨봐."

"우리 회사 근처에는 카페가 별로 없어서 다들 맛없는 커피만 배달시켜 먹어. 공장지대 근처로 옮기면 지금보다 훨씬 잘 벌 텐데, 이 동네에만 있기엔 너무 안타까워."

이 말씀들은 결국 "가게를 더 목 좋은 곳으로 옮겨라", "당신들이 더 잘됐으면 좋겠다"라는 진심 어린 걱정에서 비롯된 응원이었습니다. 저를 아껴주시는 그 마음이 참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요즘은 흔히 말하는 '노다지 상권'이 아니어도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논두렁 옆에 있어도, 산속 깊은 곳에 숨어 있어도 사람들은 어떻게든 알고 찾아가니까요.

결국 입지나 상권이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 걸까요? 저는 결국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TV 광고를 유심히 지켜봅니다. 이미 누구나 다 아는 대기업 제품들도 자신들의 상품을 뽐내고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쏟아붓습니다. 1등조차 저렇게 치열하게 자신을 드러내는데,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우리들은 도대체 왜 가만히만 있는 걸까요?

좋은 실력을 갖추고도 손님이 오기만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안타까운 현실일지도 모릅니다.


무엇이든 하세요, 전단지를 돌리던지, 쿠폰을 가지고 나가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던지,

낯선 사람들 앞에 나서서 우리 가게를 홍보해 주세요.


우리 가게에는 작지만 정성이 듬뿍 담긴 우리만의 설명서, 작은 템플릿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가게 근처 큰 마트로 장을 보러 나갔다가, 문득 결심이 섰습니다.

그 템플릿을 들고 마트 앞에 서서 지나가는 분들에게 우리 가게를 소개하며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발끝만 보게 될 정도로 쭈뼛거렸고, 목소리는 입안에서만 맴돌았습니다.

정말 창피하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 동네에서 우리 가게를 알리지 못하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는걸요.

마음을 다잡고 더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우리를 소개했습니다.

그러자 뜻밖의 반응들이 돌아왔습니다.

"어머, 여기가 어디에 있는 곳이에요?"

"거기에 이런 가게가 있는 줄 전혀 몰랐네요!"

그 한마디 한마디가 제 가슴에 깊이 박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가게를 운영한 지 벌써 3년째인데,

바로 옆 마트에 오시는 분들이 존재조차 모르고 계셨던 겁니다.

그때 저는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가만히 앉아 기다리기만 하면 정말 바보가 되는 거구나. 주인인 내가 직접 나서서 알리지 않는데, 누가 우리 가게를 알아주길 바랐을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창피해서 쭈뼛대던 제 모습이 오히려 더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동시에, 그동안 이 골목 끝까지 저희를 찾아와 주셨던 손님들의 마음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것인지 새삼 뼈저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만나는 많은 자영업자분께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이라도 시작하세요!"

그것이 무엇이든 좋습니다. 남들이 손가락질 좀 하면 어떻습니까?

내가 내 삶을 당당히 일구어 보겠다는데, 그보다 귀한 가치가 어디 있을까요.

당근마켓도 좋고, 인스타그램도 좋고, 페이스북도, 유튜브도 좋습니다

.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당신의 목소리를 내고 가게의 존재를 알리세요.

그렇게 멈추지 않고 걷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빛이 보이는 날이 옵니다.

제가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깨달은 진리는 하나였습니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봅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의 관심이 필요하듯,

우리 가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우리가 '스며들어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행운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동네는 지금 어떤가요? 그리고 그 동네 속 여러분의 소중한 가게는 오늘도 안녕한가요?



-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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