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by MSG윤결


엄마, 요즘은 옛날 일이 잘 기억이 안 나.


그렇게 죽을 듯이 아팠던 장면들인데, 이제는 먼지 쌓인 유리창 너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야.


아니, 어쩌면 기억이 안 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런 일도 있었고 저런 일도 있었지'라며


남의 집 이야기하듯 치부해버리고 싶은 건가 봐.


그때의 나를 붙잡고 울기엔 이제 내가 너무 지쳤나 봐, 엄마.


하나하나 다 기억하면 내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그래서 그냥 대충 뭉뚱그려서 '지나간 일'이라고 퉁치고 싶은 거야.


그렇게라도 해야 내가 오늘을 겨우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과거를 잊어가는 게 아니라, 살려고 비워내는 중이라고 믿어도 될까?


엄마, 나 잘하고 있는 거지? 나 이제 그만 아파해도 되는 거지?



-윤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