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by 민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용감히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느슨하고 유연하게 살리라.

그리고 더 바보처럼 살리라.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더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더 많은 산을 오르고, 더 많은 강을 헤엄치리라.

아이스크림은 더 많이 그리고 콩은 더 조금 먹으리라.

어쩌면 실제로 더 많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거리를 상상하지는 않으리라


-나딘 스테어의 시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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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너무 숙제처럼 해치우듯 살았다.

모든 역할을 잘해 내려 애썼다.

삶의 즐거움을 놓쳐 버렸다.

욕심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챙기며 재밌게, 어차피 사는 거 재미있게 살다 가면 좋지 아니한가.

죽음을 직면해야만 현재의 삶을 즐길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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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을 앞두고 '시상' 업무를 맡고 있는 터라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았다.

다섯 시간 수업에 업무처리까지, 좀 피곤했다.

아이들을 하원시키고 집에 와서 기본적인 집안일을 하는 데에는 부담과 피곤함을 느끼진 못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아이들은 또 뛰어다니고 싸우고 이르고 가 반복된다. 그러다가 큰 아이가 자꾸 지나가면서 작은 아이를 툭툭 친다. 전에도 몇 번 주의를 줬던 터라 이번엔 벌을 세운다. 벌을 서는 동안 잠잠해진 틈을 타 설거지를 하고 현관에 있는 택배들을 정리한다. 벌을 서는 시간이 끝나고 큰 아이는 또 물감놀이 하고 싶다고 떼를 부린다.

순간 마음속에서 갈등이 일어난다.

'집안일을 할 것인가, 아이가 이렇게 물감놀이 하고 싶어 하는데, 같이 놀아줄까?...'

큰 아이 때문에 기분도 벌써 상했고 몸도 피곤한 상태이고 집안 정리도 마치지 않은 상태인데, 시간은 아이들 책 읽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다.

"물감놀이는 주말에 해! 곧 있음 책 읽을 시간이야!"

그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수습되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다만 노트북에 저장해 두었던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의 문구를 보니 '나는 어제, 왜 또 하루를 숙제를 해치우듯 살았을까?...' 하는 후회만 남는다.

‘지금 왜 물감놀이가 하고 싶은데?’ 한마디만 물어봤어도...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삶에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 의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상에서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괴테-


아이는 나를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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