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한 유럽여행기 6

늦게 쓰는 여행일기(잘츠부르크 1)

by 가을바람

잘츠부르크는 작은 도시이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고향이라는 자부심과 과거 소금으로 부유했던 명성을 간직한 도시답게 화려하진 않지만 뭔가 모를 중후함을 느끼게 했다.


Day 1-2

숙소와 제일 가까운 마트가 잘츠부르크 중앙역 안의

SPAR였다.

식료품은 물론이고 갓 구운 빵까지 맛있고 저렴해서 매우 잘 이용했다.

남편이 아침산책을 다녀오는 길에 그곳에서 일본식 김밥을 사 와 맛있게 먹고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일단 잘츠부르크카드를 24시간용으로 구입했다.

교통과 주요 관광지 입장권을 겸해서 쓸 수 있어 하루이상 머물면서 부지런히 돌아다닌다면 매우 경제적이다.

우리는 나중에 계산해 보니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소위 말하는 뽕을 뽑지는 못했다.

인스브루크에 다녀온다면 그야말로 애들 표현대로라면 개이득이라고 한다.

처음으로 간 곳은 잘츠부르크의 상징인 호헨잘츠부르크성이다.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이에 있어 푸니쿨라를 이용했다. 잘츠부르크 카드로 가능하다.

이 성은 1100년대 즈음에 건설되기 시작해서 몇백 년의 시간 동안 점차 확장된 것으로 중세성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성의 역사를 잘 이해하도록 꾸며놓았고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는 시내의 모습이 차분하고 아름다웠다.

성에서 내려오면 잘츠부르크 대성당과 모차르트 광장, 중심거리인 게트라이데 거리로 이어진다.

잘츠부르크대성당은 모차르트가 유아세례를 받은 곳이고 유럽에서 가장 큰 파이프오르간이 있다고 한다.

그 앞 광장에서는 잘츠부르크 음악제가 열린다고 하니 음악에 문외한인 나도 한껏 그 문화의 향기에 취해 모차르트 생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내가 아는 모차르트에 관한 건 몇 줄의 얄팍한 글에 그칠 수밖에 없고 나는 그저 신기하고 경이롭게 기념관으로 꾸며진 그의 생가 이곳저곳을 보며 느끼고 감탄하고 짧은 생이 안타까웠고 몰랐던 몇 가지를 새로 알게 되어 마냥 감동스러웠다.

모차르트의 가족이 이사해서 살았던 모차르트의 집을 보고 나니 이제는 사운드오브 뮤직의 선율을 만나러 갈 차례이다.

미라벨 정원으로 알려진 곳도 대주교의 슬프고(?) 비밀스러운 사랑의 공간이었는데 영화 (사운드오브 뮤직)으로 인해 잘츠부르크를 상징하는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겨울이라 썰렁한 정원만 둘러보고 얼마 전 (텐트 밖은 유럽)에서 라미란이 했던 마리아의 포즈를 따라 해보는 인증숏을 찍었다.

눈 덮인 정원이 썰렁하기는 했지만 꽃이 핀 정원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내일과 그다음 날의 일정이 빡빡하기에 마음 바쁜 여행자는 다시 카푸치너베르크 전망대를 향해 잘차흐 강변을 걸었다.

양쪽의 도심을 연결하는 다리에는 기념열쇠들이 빼곡히 걸려있어 이건 만국공통이라는 생각에 잠시 웃었다.

바람 불고 춥지만 잘차흐강변을 걸으며 마음은 춥지 않았다.

호사라면 호사라고 할만한 긴 여행을 떠나온 행복과 언제 다시 이곳을 올 수 있으리오 하는 상념으로 머리와 마음을 덥히며 계단을 오르고 오르막길을 걸어서 도착한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전경은 차갑고도 아름다웠다.

이제 막 불을 밝힌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시내의 모습이 차갑고도 맑은 공기와 만나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한 마음의 울림을 주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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