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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바람 Jul 16. 2022

네 모녀의 제주여행 이야기 3

2박 3일은  짧아요

  둘째 날 아침  네 여자가 방 안에서 일출을 보는 행복은  모두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기  너무 충분했다.  숙소 바로 앞 바닷길을 걸으려다가  차를 운전해 섭지코지로 갔다.

나는 몇 달 전에도 왔던 곳이지만 동생들은  거의 10년 만이라며   추억 속의

 재미있는 순간을 이야기하며 모처럼 해맑게 깔깔거렸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거의 없고 바닷바람은 적당히 상쾌하고 풍경은 더 말할 나위 없으니  거의 완벽한 아침이었다.  

체크아웃 후  성산항으로 가서 우도로 가는 배를 탔다.

동행인 중  65세 이상의 어른이나  몇 세 이하의 어린이가 있으면 차를 가져갈 수 있어 우리는 차와 함께  승선 가능했다.  배가 선착장에 닿기도 전에 보이는 알록달록한  소형 전동차나  전동 킥보드의  늘어선 행렬이 마치 먼 외국에 온듯한 느낌도 주었다. 차로 천천히 섬을 돌며 잠깐씩 내려 사진도 찍고 카페에서 땅콩아이스크림도  먹고 물회와 보말칼국수로 점심을 먹은 후 우도를 나왔다.


  둘째 날 숙소인 서귀포 쪽으로 가면서 휴애리 농원에 들렀다.

수국의 절정시기가 살짝 지난 탓에 감탄할만한 수국의 모습은 없었고 곳곳에 있는 포인트들을 감상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가장 더운 시간에 야외의 볼 곳을 들른 탓에 서로 지치고 예민해져 분위기가 싸... 해진 순간도 있었지만 어찌어찌 넘어가고 숙소인 켄싱턴 서귀포로  출발했다.

처음 방문한 숙소였는데 한적한 곳에 위치해있고  무엇보다 안에 산책로가 예뻤다.

저녁은 리조트 안 바비큐 식당에서  엄마가 쏘신 흑돼지를 맛있게 먹었다. 아침산책을 위해  산책로 걷기를 미루었는데 다음날 아침 퍼붓는 비 때문에  나가볼 수없어  아쉬웠다.

  마지막 날 아침 핫하다는 기념품 가게에도 들러보고  비가 내리는 탓에 실내에서 시간 보낼 곳을 찾다가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갔는데 의외로 볼거리도 많고 사진 찍기도 좋아  엄마 빼고 세 자매는 즐거웠다.(엄마 미안...)

이곳에서  트릭아트 사진 찍는 것에 둘째 동생이  발군의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웃음 포인트였다.

  슬슬 여행의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

얼마 전 1박 2일 방송에 나왔던 애월의 카페를 마지막으로  차를 반납하고 제주공항에 도착....

서로 비행기가 달라서 수속 게이트 통과 후  쿨하게 손을 흔들었다.


  여행의 시작 전 오르지 않는 설렘 지수와  낮은 케미 점수를 걱정했지만  그건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무덤덤하게 서로를 챙기는 '올곧은 여자들' 이므로...

다만 좋은 풍경에  오롯이 빠지시지 못하고 당신의 걸음걸이에 에너지를 쓰셔야 하는 엄마가 마음 아플 뿐이었다. 다시 엄마를 모시고 나란히 걸으며 제주를 여행할 수 있을까 하는 불손한 걱정을 하는  효의 딸에게  애쓰고 고생했다는 카톡을 보내신 엄마....

혹시나 엄마도 제주여행 중  나와 같은 걱정을 하시진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엄마!

다음에는 제가 엄마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도록 할게요.

2박 3일은 너무 짧으니 다음에 갈 때는 더 오래가도록 해요.

동생들아!

언니  성질 살피게 해서 미안해..

곧 다시  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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