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와 정형외과 신경주사

노화가 원인입니다.

by 가을바람

나에게도 그날이 왔다.

엄마가 허리통증에 맞는 주사, 사우나에서 나보다 어르신들이 자주 얘기하던 주사, 조금은 과장해서 아픔과 통증을 잠재워주도록 어깨, 허리, 무릎등에 맞는 걸로만 알던 신통한 주사.

그 신경주사를 맞게 되었다.

2년 전엔가 뻐근하고 저녁에 자려고 하면 더 아프고 돌아눕기도 불편하던 어깨 통증이 있어 정형외과에 가니 노화로 인한 석회성건염이 생겼다며 물리치료를 꾸준히 하라고 했다. 그런데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기가 귀찮아서 몇 번 가다가 말았었다.

아마도 덜 아팠던 거겠지...


간간히 한의원 침만 맞고 말았었는데 몇 달 전부터 부쩍 심해진 통증에 정형외과를 다시 찾았다.

2년 전 X-ray 사진과 비교해 보니 염증부위가 확연히 진해져 있었다.

관절강내 주사를 시술하고 근 두 달간 물리치료와 충격파치료를 하니 통증이 거의 사라진듯했다.

또다시 간사한 게으름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병원예약시간을 한차례 취소하고 나니 다음 방문이 쉽지 않아 그렇게 어영부영 세 달을 보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주사의 영험한(?) 효능이 시들어가니

통증은 그전보다 더 심해져서 손을 등뒤로 올리기도 힘들고

운전석에서 안전벨트를 당기는 동작도 힘들게 되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아니 어깨에 돌이 떨어진 형국이 되자

부랴부랴 정형외과에 다시 갔다.

의사 선생님은 묻지도 않는데 그동안 치료를 오지 못한 시답지 않은 핑계를 대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마스크가 표정을 가려주어 다행이었다.

. X-ray 사진을 다시 찍으니 다시금 진해진 염증부위.


"내일 오셔서 신경주사를 맞으시죠"

"네...."



그렇게 노화된 관절부위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맞는다는 신경 주사를 맞았다.

집에 와서 보니 주사부위가 다섯 곳이나 된다.

살짝 마취가 되어있으니 마취가 풀리며 뻐근해지기 전에 열심히 팔의 회전운동을 하라고 해서

"하나 둘, 하나 둘"

착하게 돌려주었다.

하루가 지나니 좀 부드러워지고 저녁에 자면서 돌아눕기도 수월해졌다.

오늘은 충격파치료와 그 밖의 물리치료를 하느라 두 시간을 보내고 나니 오전 시간이 다 지나버려

'내가 이걸 또 얼마나 착실히 다닐까'하는 생각이 생각 없이 든다.


"○○ 야! 너는 아픈데 없지? 건강한 게 최고야 부럽다."

나이보다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는 곳이 많은 친구가 심심치 않게 하는 말이다.

"그래.."

남보다 늦은 엄마 노릇하느라 철없이 살아서인지 늘 나이보다 젊다는 말을 들으며 속없이 좋아했었고 크게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없으니 늘 건강할 줄 알았다.

그러나 내 나이

50을 훌쩍 넘겼으니 노화가 시작된 지도 한참 지났을 나이다.

특별히 꾸준하게 하는 운동도 없고 야무지게 식단조절도 안 하다 보니 나잇살이 붙어 떠나질 않고 짝꿍으로 온 고혈압도 문제이다.


친정엄마가 아프신 곳을 감추지 않고 만날 때마다 또는 통화할 때마다 이곳저곳 아픈 곳을 말씀하시고 오늘은 내과 어제는 정형외과를 다녀오셨다 했을 때

"엄마연세에 그건 당연한 거에요. 그 정도면 괜찮으신 거지 어떻게 안 아파요?"

라고 매정하게 말했었다.

몸이 아픈 서글픔에 큰딸의 매정함까지 더해져 한숨지었을 엄마를 생각하니 슬퍼진다.

이렇게 철딱서니 없는 딸이 나이 듦으로 인한 병원행이 시작되었다.


40대가 지나고 50대가 된 지도 몇 년이 지났어도

크게 와닿지 않았던 '노화'라는 단어.

피부 노화의 그 노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겉으로 보여서 관리 의욕을 불러오는 노화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 몸속에서 진행되는 노화는...


'아직은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

'아직은 내 맘속에 열정이 남아있는데...'

'이루지 못해 안타까운 꿈이 있는데..'


일단은 나의 게으름이 신체의 노화 촉진에 엔진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겠다.

아파트 체육시설의 어깨회전운동 기구를 하러 나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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