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알림 문자를 보고 올 게 없는데 '뭐지?' 했다가 바로 메디로 시작하는 상품명을 보고 남편이 주문해준 혈압측정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지난주 건강검진을 갔던 남편이 예상보다 일찍 돌아왔다.
이유는 혈압이 너무 높아 위내시경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얼마나 높길래?"
"160이 넘더라고"
"맙소사! 당장 혈압약 먹어야 하네. 평소에 나처럼 혈압성두통 같은 거 없었어?"
"아무 증상도 없어... 일시적인 게 아닐까?"
"아냐. 규칙적으로 측정해보고 병원에 가서 상담해 봐야지"
고혈압을 흔히 소리 없는 @@@이라고 하던데...
정말 큰일이다 싶었다.
사실 남편도 나도 그동안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경계선에 아슬아슬 걸치기도 살짝 높은 적도 있어서 특히 나의 경우는 혈압약을 복용할 것을 권고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고혈압약은 한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끊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마루고 망설이며
'그래. 살 좀 빼고 싱겁게 먹으며 자가조절해야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해왔다.
남편은 담배는 피우지 않고 술을 적게도 많게도 마시지 않지만 주중에는 혼자 식사를 준비해서 늦은 저녁을 먹는 데다 심각한 운동부족에 평균치 이상의 업무시간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다.
나는 기준치 이상의 체중이 가장 큰 문제이다.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는 발목의 문제로 병원을 찾을 때마다 의사가 하는 말은
'체중을 좀 줄이세요'
'나이 때문이에요'
'....... 네.....'
남편은 아무 증상이 없다 했지만 나는 혈압성두통이 한 번씩 찾아와서 괴로움을 느끼다가 얼마 전에 이제는 진짜로 규칙적으로 혈압을 측정해보고 혈압약을 먹는 쪽으로 생각을 바꾼 뒤 혈압측정기를 주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쿠팡의 로켓배송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는지 며칠째 계속 지연안내가 오길래 주문취소를 해버렸었다.
그렇게 또 혈압관리는 흐지부지 될뻔했는데....
남편이 혈압측정기를 보냈다.
2개를 주문했단다.
남편 거와 내 거.
고마워 남편.
주중에는 남편이 혼자 지내기에 더욱더 걱정이 된다.
평소 건강관리에 무신경하고 어지간해선 병원에 가지 않아 나의 원성을 듣던 남편도 50이 훌쩍 넘으니 예전보다는 신경을 쓴다.
건강을 잃는 건 전부를 잃는 거라고 했던가?
자기 관리가 절실 한때이다.
마음과 몸이 따로 가는 조금은 서글픈 50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