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하루를 꿈꾸며 - 자폐아이와 함께하는 이야기 4
우리 아이는 7살에 장애등록을 마쳤다.
인천은 매년 8월쯤 특수교육대상자 선정 공고가 올라온다.
그 공고를 보고 서류를 준비해 1·2·3순위 학교를 지원했다.
운 좋게 1순위였던 특수학교에 입학이 확정되었고,
2021년부터 지금까지 그곳에서 5학년으로 다니고 있다.
그런데 곧 이사를 앞두고 있다.
이사 갈 지역은 인천의 네 개 구를 한꺼번에 관리하는
특수학교가 단 한 곳뿐이다.
그래서 전학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올해 내내 교육청과 특수교육지원센터에 전화를 하고,
민원 게시판에 글을 남기고, 담당자에게 전화를 돌려가며
방법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방법이 없다”는 말뿐이다.
나는 생각했다.
이 많은 통계 속에서 우리 아이는 어디쯤 있을까.
그 숫자 속 우리 아이의 자리는,
그저 숫자 하나로만 남는 건 아닐까.
2024년 기준으로 등록장애인은 약 263만 명,
전체 인구의 약 5.1%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자폐성 장애는 어린 연령층에 집중되어 있다.
전체 자폐성 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아동·청소년기라고 한다.
그리고 교육부의 통계를 보면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유·초·중·고 전체 학생의 약 1.8% 수준이다.
50명 중 한 명꼴이다.
하지만 그 1.8%의 아이들이
정말 ‘특수교육대상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 걸까.
나는 그 물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인천시는 올해
“특수교육대상 아동이 다양한 교육을 선택해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교육운영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전학 갈 학교가 없고,
우리 아이가 적절한 보호와 교육을 받을 곳은 찾아도 찾아도 없다.
결국 그 자리를 찾는 건 부모의 몫이다.
내 삶을 잠시 멈추고, 아이의 자리를 찾아 헤매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가족의 균형은 또 흔들린다.
한 아이를 위해 누군가는 일을 포기해야 하고,
그 희생 속에서 또 다른 아이는 보살핌을 덜 받게 된다.
이건 누군가의 선택이 아니라
지금 이 나라의 구조가 만든 현실이다.
통계라는 건 멀리서 보면 객관적이고 정확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너무나 많은 눈물과 사연이 숨어 있다.
5.1%, 1.8%라는 숫자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들의 일상이다.
그 숫자 속엔,
특수학교 전학이 불가능해서
몇 달째 교육청에 전화를 걸고 있는 부모가 있다.
제도와 절차 사이에서
내 아이의 자리를 찾아 헤매는 가족이 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 이름은 통계표에 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는
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그 아이를 돌보는 가족의 고단함도,
그 가족이 감내해야 하는 삶의 조각들도
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이 글을 남긴다.
지금 이 통계 속의 모든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살아낼 힘’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통계는 숫자지만,
그 숫자 속엔 살아 있는 삶이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삶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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