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새의 노래 12화

반전

chpter 11. 네 존재를 담은 떨림 없는 노래

by 유니제이

나는 거기 있었다. 꽃의 중심, 가장 조용한 진동의 내부에. 이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모든 감각이 봉인된 어둠 속에서 나는 의식만을 가진 채 존재했다. 너는 나의 새로운 형상을 '아름답다'고 불렀고, 나는 너의 헛된 칭찬에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내 모든 울음은 너에게 단 한 방울도 닿지 않았다. 너의 눈에는 그저 고요하고 맑은 꽃잎만 비쳤을 뿐.

나는 끝나지 않았다. 나의 육체는 사라졌지만, 모든 감각을 버린 대신 의식은 남았다. 나의 모든 기억과 고통, 그리고 가장 깊은 곳에 응축된 집착이 이 꽃의 형상 안에 갇혀 있었다. 내가 너를 멈추게 하려 애썼을 때, 나는 목이 없었고, 입도 없었으며, 울부짖을 수 있는 혀조차 없었다. 나는 그저 꽃의 형상으로만 피어났고, 신의 광기 어린 감정은 이 비현실적인 형상을 따라 차갑게 고여 있었다.

네가 내 곁에서 다시 노래할 때, 나는 그 안에서 다시 울기 시작했다. 나의 모든 존재가 뒤틀리며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그러나 그 울음은 빛으로 번역되지 않았다. 소리로도, 그 어떤 색으로도 바뀌지 않았다. 나는 그저 나의 가장 깊은 곳에서 조용히, 그러나 처절하게 찢어지고 있었다. 내가 나를 파괴하던 챕터 8의 '침식'이 이제는 내 안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고통이 되었다.

나는 너를 향해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었다.

"오지 마라!" "여긴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여기서 나는, 이미 사라졌고, 너마저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너는 나의 비명을 듣지 못했다. 너는 그저 나를 바라보며 천진하게 웃었다. 나의 꽃잎을 부드럽게 쓰다듬었고, 나의 곁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듯 맑은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너의 그 무심한 노래는, 나를 더 부드럽게, 더 고통스럽게 찢었다.

내가 되지 말았어야 할 형상이었다. 내가 피지 않았어야 했던 이유였다. 이 꽃은 나의 기억으로 피어난 것이고, 나의 맹목적인 집착으로 자라난 것이며, 나는 너를 부르지 않았는데도, 너를 죽음처럼 강렬하게 끌어당기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막지 못했다. 나의 감각은 껍질 안에 완전히 파묻혔고, 의식은 이 투명한 감옥 안에 봉인되었다. 나는 단지 너의 눈에 '맑음'으로 비칠 뿐이었다. 그러나 그 맑음은 내 안에서 끓어오르는 고여 있는 독이었다. 너는 그 독을 마시게 될 것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꽃의 중심에서, 나의 모든 과거를 관통하며 마지막으로 너를 느꼈다.

가벼운 발끝, 얇고 부드러운 날갯짓, 그리고 네 존재를 담은 떨림 없는 노래.

나는 한때 세상의 모든 것을 감지하던 신이었고, 지금은 너를 바라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기억의 감옥이었다. 너는 한 마리 자유로운 새였고, 지금은… 나의 마지막 울림조차 듣지 못하는, 파멸로 이끌리는 존재였다.

나는 다시 묻는다.

너는 정말 이 꽃의 본질을, 나의 고통을, 우리의 비극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너는 여전히 맑은 채로, 나의 모든 존재를, 이 잔혹한 사랑을, 그리고 나를 찢고 있는 것인가?

나는 대답을 들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여전히, 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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