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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학엄마 May 08. 2023

드라마 닥터 차정숙, 사과하세요.

크론병과 살아가기 37

  지난 주말 즐겨 보는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크론병 환자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왔다. 에피소드 시작할 때는 내심 반갑기도 했다. 크론병에 대한 소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그런데... 크론병 환자의 장루복원 수술이 실패한 것 까지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술 실패로 낙담하는 환자의 모습이 너무 가슴이 아팠지만 그것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환자의 장인, 장모가 환자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정말로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몹쓸 병을 숨기고 결혼을 했다느니, 유전이 될 수도 있다는 잘못된 정보도 포함되어 있었고. 거기다가 아파서 입원해 있는 환자의 환자복을 들추면서 환자의 아픈 몸을 비난하는 장인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드라마... 그 후 환자의 자살 시도까지...

  크론병이 어떤 병인지도 제대로 비추지 않은 채로 유전이 된다느니 불치병이라느니 몹쓸 병이라고 하기까지...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눈이 나쁘니 결혼할 수 없다고 하는가?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 당신의 당뇨는 유전이 될 수 있으니 직장에서 퇴사하시오. 라고 하는가? 

  7화를 볼 때만 해도 그래 8화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거야. 라고 기대를 했는데 8화에 아름다운 마무리는 없었다. 그저 더 아픈 사람들도 살고자 열심히 치료 받고 있으니 열심히 사시오. 크론병이 어떤 질환이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조금이라도 보여줬으면 공감이라도 갔을텐데 그저 몹쓸 병으로 취급 받은 것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 아니나 다를까 크론병 환우 카페는 난리가 났다.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여서 더 실망은 컸다. 이대로 무시하지 말고 JTBC와 닥터 차정숙 관계자들은 꼭 크론병 환우들에게 사과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재방송도 금지하길 바란다. 크론병으로 몸도 힘든 아이들, 어른 환우들이 마음까지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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