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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학엄마 Sep 20. 2020

발마사지
- 크론병과 살아가기

딸의 크론병 이야기 6

<크론병과 살아가기 - 발마사지>


  민지가 배가 아플 때 마다 해달라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배를 따뜻하게 하는 핫팩. 집에 오래된 콩이 있어서 작아진 민지 내복 중에 도톰한 것을 골라 직접 핫팩을 만들었다. 콩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은은하게 오래 동안 따뜻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해주는 것이 발마사지. 크론병 진단 받기 전에 오랫동안 복통이 있었는데 그 때부터 해주던 것이 발마사지이다. 발바닥을 골고루 눌러주고 종아리 뒤쪽도 주물러주면 복통이 조금 사라지곤 했다.


  어느 날 TV 채널을 돌리다 EBS에서 김수자 발마사지로 유명한 김수자씨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봤다. 김수자 하면 바로 발마사지가 나올 정도로 유명한 국내 1호 발관리사.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바로 김수자씨의 ‘김수자의 증세별 3분 발마사지’ 책을 주문했다. 책 앞부분 저자 소개에 독일, 러시아 유학을 통해 발 정맥마사지 이론을 개척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독일, 러시아에서 유학이라는 부분에서 좀 의아했다. 발마사지라고 하면 중국이나 동남아 쪽에서 발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잘못된 고정 관념이었다.


  ‘발반사요법’ 발반사 마사지를 포함하는 질병의 치료와 건강증진을 위한 보안대체요법. 신체 모든 부위의 정상적인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과학적인 기술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반사학 (reflexology : reflex 반사 + ology 학) 인체의 모든 부분에 대응해 있는 발의 반사구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발은 신체의 축소판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아래 그림을 보니 더 와 닿았다.    

김수자의 증세별 3분 발마사지 (북플러스) 21쪽 참고

       

  발반사 요법의 역사는 기원전 2300년 경 이집트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어느 무덤에서 발견된 벽화에서 남녀 하인들이 서로 손과 발을 만져주면서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상형문자로 나타나 있다고 한다. 춘추전국 시대 중국 고대 의학 <황제내경>에서 중국의 의원들이 발바닥의 혈에 안마요법으로 질병을 다스렸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근대에 와서는 1913년 미국 내과 의사인 윌리엄 피츠제럴드가 일정한 신체 부위가 발에서 신경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경험과 임상을 통해 발표하여 ‘Reflex Zone Theraphy' 라는 이론을 확립했다. 피츠제럴드 박사에 의하면 손 반사구는 뇌를 통해 관련 기관으로 이르는 반면 발 반사구는 해당 기관으로 바로 반응이 전달되어 손 반사구 보다 발 반사구가 더 민감하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한다. 그의 이론은 유럽으로도 파급되어 독일 의학자 한네 마가렛드, 스위스 출신 간호사 헤디 마자프레드 등에 의해 유럽에서도 발반사요법이 발달했다고 한다. (https://blog.naver.com/mresthetic/221830761599 참조)


  ‘설사를 자주 할 때’에 해당하는 발마사지를 아침, 저녁으로 해주니 좋았는지 민지가 먼저 발마사지를 해달라고 할 때가 많아졌다. 책에 동봉된 지압봉으로 용천혈이라고 하는 발바닥 한 가운데 부분을 자극해 주고, 대뇌에 해당하는 엄지발가락 바닥 한 가운데도 4초씩 3~4회 눌러준다. 대장과 소장에 해당하는 발바닥 가운데에서 아랫부분을 위 아래로 마사지 해주고 디귿자 (ㄷ) 모양으로 자극해 준 후 핫팩으로 발을 따뜻하게 해 준다. 


  반사학이라는 학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발마사지에 대해 더 신뢰가 갔다. 지압봉으로 여기는 소장, 여기는 대장. 소장과 대장에 있는 염증들아 다 사라져 버려라 하는 기도와 함께 오늘도 발마사지와 함께 아침을 시작하고 저녁에 하루를 마무리 한다. 꾸준히 해주다 보면 민지에게도 관해기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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