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노을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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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

해 질 녘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

어둠이

낚아채듯이 재빠르게 입에 물고 유유히 사라져 갈 때까지 내내 지켜보았다.

한없이 그렇게 바라볼 수 있는 그 순간만을 기억하기로 한다.

오지 않을 다음 시간은

오래된 선반에 던져놓고 잠시 잊기로 한다.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는

노을이 가엾은 어느 누구의 삶처럼 애처롭더라.

너무 아름다워서.

눈에서

손끝에서 놓고 싶지 않은 삶의 어느 순간처럼.

지난날들이 사무치는

다시 올 날들이 사무치고 사무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의 손을 꼭 붙잡고 싶다.

붙잡고 놓치고 싶지 않다.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영원히.

그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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