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정윤 Sep 28. 2015

오랜 친구는

내 안부를 묻습니다...

오랜 친구는 내 안부를 묻습니다.

내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어 보인다고 합니다.


변함 없다는 말이 참 기분 좋습니다.

그 말은 '나'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지만

내가 좋아하던 것들을 기억해 주는 친구는

나의 또 다른 소중한 시간입니다.


지금은 어떠냐고 묻습니다.


매 순간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느낌을

새롭게 느끼지만


어떤 날은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펄쩍 뛰어오르고 싶을 정도로 좋기도 하고


어떤 날은 나를 스치는 잔잔하고

따스한 바람이 너무 좋아 어디든 무작정

따라 가고만 싶어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달빛이 창틈으로 스며들면 불을 끈채

그 빛에 얼굴을 대고 한없이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며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별에 담아 품고

내 눈도 마음도 함께 반짝이는 것 같아

좋기도 하고


어떤 날은 세상이 온통 푸름으로 물든 것 같아 보여 좋기도 하고

지금 내가 좋아 하는 것은

너무 좋아서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얘기 합니다.


그렇게 얘길 쏟아내다 보니

그 모든 것들이 어쩌면 결국에는

하나ᆢ일것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나를 보며 그저 가만히 웃어주는

친구는

역시 여전히 넌 너 답다ᆢ라고 합니다.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입을 크게 벌리고 행복해 하며

한없이 철없던 어릴적 순수를

그렇게라도 지켜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창밖을 지나던 바람이 우리를 한참동안 바라보며 함께 웃고 있었나 봅니다.


웃음소리에 마른 나뭇가지가 가늘게 흔들리는 모습을 봅니다.


그러면서 또 우리의 지난 이야기들을 하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습니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어

붙잡고 싶었던 행복한 시간을 뒤로 한 채

돌아오는 길은  많은 생각들을 가져 옵니다.


지난 시간들이 모두 아름답게만 느껴지는건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는 애틋함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그렇게 기억 되어질

아름다운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흐르는 시간처럼

그리움도 내 마음 안에서 흐르고 흘러서

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매 순간이  새롭게 씌여지고 기억될

소중한 나의 이야기입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멈추지 않는 한 줄기 바람이 있는

오늘의  이야기를 품고

지금의 나를 있게한 모든 것들에

지금의 내곁에 있는 모든 이에게

지난 시간을 다시 되돌아 보게 해주었던 친구에게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이 밤의 끝을 잡고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