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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의미

by 박정윤

많은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


어떤 종류의 솔직함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말아도

스스로 비겁해 지지 않기 위해

늘 솔직해야만 하는 이기심이라는게

너에게도

나에게도 다.


모르겠다.


기나긴 시간

그리고 그 사이 빈 공간을 서성거려보지만

여전한 침묵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긴 침묵은

깊은 상념에 빠져들게 만들지만

그저 또 자책하지 않기 위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애써 견뎌내본다.


차마 그 긴 시간동안의 침묵의 의미를

내 생각과 다를까봐

두려워 묻지도 못한다.


침묵한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절실함이 없다는 것이다.


절실함이 없다는 것은

이미

어떤 말도

어떤 의미도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시간은 늘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마음은 그 시간만큼 멀어지고 있다.


봄날 불어오는 매서운 북풍은

하루만큼 또 멀어지게 한다.


멀어지는 시간만큼

침묵에도

익숙해 진다.


별이 없는 밤의 의미를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마음 하나가

이제는 별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

스스로 떠날 준비를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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