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어떤 종류의 솔직함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말아도
스스로 비겁해 지지 않기 위해
늘 솔직해야만 하는 이기심이라는게
너에게도
나에게도 있었다.
모르겠다.
기나긴 시간
그리고 그 사이 빈 공간을 서성거려보지만
여전한 침묵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긴 침묵은
깊은 상념에 빠져들게 만들지만
그저 또 자책하지 않기 위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애써 견뎌내본다.
차마 그 긴 시간동안의 침묵의 의미를
내 생각과 다를까봐
두려워 묻지도 못한다.
침묵한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절실함이 없다는 것이다.
절실함이 없다는 것은
이미
어떤 말도
어떤 의미도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시간은 늘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마음은 그 시간만큼 멀어지고 있다.
봄날 불어오는 매서운 북풍은
하루만큼 또 멀어지게 한다.
멀어지는 시간만큼
침묵에도
익숙해 진다.
별이 없는 밤의 의미를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마음 하나가
이제는 별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
스스로 떠날 준비를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