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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윤 Mar 28. 2019

아버지


[돌아가신 아버지는 종종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강한 사람들은 원하는 것은  거의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아무리 강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고]


나는 그렇게 강하지는 않다.

그렇게 강하지 않은 나는

그 말들을 다 이해하기도 전에

너무 일찍 나의 두 번째 세상이었던

아버지를 잃었다.


그래서

그렇게 강하지 않은 나는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없었다.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었어도

무엇이든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내가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다고 푸념처럼

말했을 때 그렇지 않다고

너는 완벽하다고 해주었던 너의 그 말은

내 삶에 대한 위로의 대가처럼 느껴져

순간 가슴이 가벼워졌었다.


그런 네가 나를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날들이 내게도 있었는데

지금

나는

나의 세 번째 세상이었던 너를 잃어버렸다.


아버지도 너도 내 곁에 없는 걸 보니

나는 그렇게 강하지는 않은 사람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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