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05. 20. WED. PM06:38
얘들아. 글 쓰자.
며칠 전부터 아이들이 기다린 오늘.
5개월 만이다.
짧지 않은 시간인건 아는데 이렇게 금방 까먹는다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표정에 물음표가 가득이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내가 쓰기로 결정.
새하얀 식탁에 가득 쌓인 귤껍질에 귤 향이 솔솔.
갑자기 작은 아이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쓰던 글을 멈추고 아이와 마주친 눈.
“엄마, 귤에 씨가 왜 있어?”
그때 글쓰기에 유독 관심이 많은 큰 아이가 말한다.
“오늘은 몇 줄 쓸 거야?”
“같이 쓸래?”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번지며 냉큼 달려온다.
티비를 멈추고 정적이 흐른다.
………..
갑자기 입술을 쭉 내밀고 손가락으로 하트 반쪽을 하고 있는 큰 아이.
그러더니 말한다.
“엄마. 나는 쓰는 것보다 엄마가 쓴 글 읽는 게 좋아.”
그렇다.
그녀는 그냥 티비가 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3분 만에 깨진 정적.
이것이야말로 아이들이지.
나도 글쓰기가 낯선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등 뒤에서 아주 작게 깔깔거리며 웃고 있는 큰 아이.
내가 쓰고 있는 글을 조용히 읽고 있었나 보다.
“재밌어?”
대답이 없다.
잠시나마 즐거웠으면 그걸로 만족해.
행복의 순간이었으면 더할 나위 없지.
글 속에 채워지는 아이들의 생각은 언제나 순수하다.
………….
“근데 엄마, 오죽이 무슨 말이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