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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gry Traveller Sep 25. 2017

베트남 사람들의 오토바이 사용법

오토바이와 함께하는 베트남의 삶

베트남 사람들에게 있어 오토바이는 뗄레야 뗄 수도 없는 존재이다.  그도 그럴 것이 베트남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시내버스가 잘 되어 있지도 않고 어딘가로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오토바이가 없으면 아주 불편한 교통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아기 때부터 엄마 품에 안겨 타기 시작하는 오토바이라 베트남 사람들의 균형감각은 탁월하다. 따라서 달리는 오토바이의 뒷자석에 앉는 베트남 사람도 손잡이나 운전자의 허리를 잡지 않고 그냥 편하게 앉아서만 있다. 베트남 초등학교의 등하교 시간은 학교를 오토바이로 데려다주고 또 데리러 오는 학부모들로 혼잡해지는 것도 색다른 풍경이다. 보통 대학에 들어가거나 성인이 되면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은 자신의 오토바이를 갖게 된다. 물론 오토바이를 몰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사람들은 시내버스로 이동을 하거나 친구의 오토바이에 의지해 이동을 하곤 한다고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오토바이를 갖고 있어 베트남 도로는 늘 오토바이로 꽉 차 있다. 특히 출퇴근 시간의 베트남의 도로는 오토바이 지옥이다. 따라서 오토바이 사고도 빈번히 일어난다.

개와 함께 찻길을 건너는 베트남 아저씨

오토바이 때문에 혼잡한 도로를 건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는 베트남 전역에 신호등을 갖춘 횡단보도가 많이 생겨서 길을 건너기 수월해진 편이지만 예전에는 보행자를 위한 신호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호찌민의 벤탄 시장 앞의 큰 도로를 건널 때는 일행끼리 손에 손을 맞잡고 눈을 질끔 감으며 조심조심 길을 건너곤 했던 기억이 있다.

호안끼엠 호수 주변의 도로

현재도 신호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차나 오토바이들이 많기 때문에 길 건너는 게 스트레스이긴 하다. 하노이의 거리를 걷다가 방으로 돌아오면 어찌나 피곤한지, 물론 더운 날씨와 오토바이의 소음들도 한 몫하지만 이상하게 하노이에서는 몸을 뒤척이며 잠을 자고, 잠을 자고 일어나도 잠을 자지 않은 것처럼 온몸이 찌뿌둥했다.

베트남 여자들의 오토바이 복장

베트남 여자들은 오토바이를 타기 전에 완전무장을 한다. 모자가 달린 칼라풀한 긴 점퍼와 발목까지 가리는 긴 랩스커트에 장갑과 마스크에 선글라스까지 그야말로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도 없게 변장을 하고는 오토바이를 탄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완전무장을 해지하고 곧 다시 여성스러운 옷차림으로 짠 하고 변신하는 베트남 여자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변장에 가깝다. 남자들은  주로 긴 점퍼만 입고 마는데 사실 이들이 이렇게 온몸을 가려대며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처음엔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나치게 외모관리를 하는 것만 같았고 한여름에 긴 첨퍼를 입으면 땀이 차기 마련일 텐데 하면서 누가 이런 한심한 문화를 창조한 건지, 다른 동남아시아는 이렇게 한여름에 긴팔을 입지 않는데 왜 유독 베트남만 이러는지 정말 의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베트남 친구와 함께 섬으로 여행을 떠나 오토바이를 렌트하여 하루 종일 오토바이를 타본 날이 있었는데 나는 그때야 비로소 베트남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면 반팔에 반바지만 입고 용감하고 자유로운 척 오토바이 뒷좌석에 매달려 갔던 그날, 나는 그만 온몸에 화상을 입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햇빛을 정말 가려야만 하는 이유를 깨달은 그날 밤, 나는 온몸이 붉게 부어오르고 따가워서 잠을 설치고야 말았다. 그리고 한여름이라고 해도 바람에 휘날리며 타게 되는 오토바이에서는 한기가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매일 타고 다니는 베트남 사람들에 있어 긴팔은 필 수였던 것도 후에 알게 되었다.

비오는 날, 어느 초등학교 앞

비가 자주 내리는 베트남에서는 비옷 또한 필수.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 좌석 아래 항시 비옷을 준비해 다니고 오토바이를 타는 도중에 비가 내리기라도 하면 길가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바로 비옷을 덧입는다. 이 비옷은 1인용이 있고 2인용이 있어서 뒷좌석에 누군가를 태워 다니곤 하는 사람들은 2인용 비옷을 구비하여 뒷좌석 사람까지 함께 비옷을 뒤집어쓰고 비를 피하며 오토바이를 달린다.

뒷자리에 비옷을 뒤집어 쓴 아이

1인용 비옷만 있을때는 뒷좌석에서 비옷을 뒤집어쓰고 앞도 보지 못한 채 달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 답답하고 무섭기도 했다. 머리부터 무릎 정도까지 비옷으로 덮혀져서 앞도 보이지 않고 주변의 오토바이가 빵빵 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혹시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며 어서 목적지에 다 달으면 좋겠다는 기도가 절로 나오기도 한다.

헬멧 상점

오토바이 헬멧은 교통경찰이 단속을 하기 때문에 꼭 써야 하는데 가까운 곳을 이동할 때에는 잘 안쓰는 모습도 간혹 보인다.

비싼 헬멧들

굉장히 멋드러진 헬멧도 있고 커플끼리는 커플 헬멧을 맞춰 쓰기도 하고 어린이용 핼멧도 따로 판다.

성인 네명이 함께

가족나들이도 역시 오토바이다. 승용차의 부의 척도가 되는 베트남에서는 가족이동은 거의 오토바이로 한다 .

아빠와 함께 오토바이를

승용차 값이 비싼 데다 세금도 만만치 않아 베트남 사람들은 가족이 모두 한 오토바이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베트남의 하교길

4명 혹은 6명까지 한 번에 이동하는 이들이 참 신기하기도 하고 오토바이 운전을 손쉽게 하는 것이 부럽기도 하다.

데이트를 할 때도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내가 알던 한 친구는 여자 친구를 뒤에 태우고 즐기는 데이트가 그렇게 낭만적일 수 없다고 하는데 매일 타는 오토바이가 어떻게 그리 낭만적일 수 있는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라면 드문 일이라 그럴 다쳐도 매일 오토바이 부대에 시달리는 나로서는 그리 낭만적이게 보이지 않는다.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달린다

반면 친구와 함께 오손도손 오토바이를 몰고 가는 모습이 내게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짐을 나르는 흔한 풍경

베트남 거리를 걷다 보면 짐을 한가득 싣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쉽게 발견하곤 한다. 거대한 짐을 간편하게 오토바이로 실어 나르는 모습은 그냐 말로 외국인들에게는 진풍경이다.

 한 손은 짐을 붙잡고 한 손으로 오토바이를 모는 모습은 써거스를 구경하는 느낌까지 든다.

면 배달 오토바이

건조된 면을 운반하는 오토바이도 볼 수 있고. 그런데 대체 운전자는 어디에 앉으란 말인지.

오토바이 위에서 빵을 파는 아빠와 아들

머리에 빵을 이고 오토바이를 몰며 아들과 함께 빵을 팔러 다니기도 한다. 이건 정말 묘기!

화초 배달

아직도 꽃과 화초를 사랑하는 베트남에서 흔히 보이는 풍경.

큰 나무 테이블과 과자 배달.

물품 배달을 거의 오토바이로 해낸다.

우버 오토바이

풍선을 배달하는 우버 오토바이 택시까지.

오토바이 운전을 하면서 핸드폰을 하고 담배를 피워대는 모습은 아슬아슬하다. 또한 진흙탕 길도 오토바이로 슬슬.

자전거 경주 경호 중

오토바이로 경호도 하고

오토바이로 옮겨 다니며 장사를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오토바이에 탄 채 장을 보러 다닌다.

우버 오토바이는 손님들을 실어 나른다. 베트남에서 우버를 이용할 때는 오토바이, 승용차, 택시 등이 있으므로 이동수단을 선택할 때 유의해야 한다. 우버 오토바이로 공항까지 이동은 저렴하나 짐이 많고나 일행이 있을 때는 우버 오토바이를 되돌려 보내야 하는 미안한 상황도 가끔 연출되기 때문이다.

오토바이는 어떤 이들에겐 휴식처가 되어주기도 한다. 오토바이에 앉아 쉬면서 손님을 모으기도 하고 담배를 한대 태우고,

오토바이 택시, 쎄옴

간혹 오토바이에 누워 잠시 잠을 청하기까지 한다. 오토바이와 한 몸인 듯 아주 편안하게.

호치민의 강아지

강아지와 함께 온 주인이 일을 보러 간 사이, 오토바이에서 강아지는 편안하게 잠을 청하기도 한다.

간이 수선소

때론 친구처럼 오토바이를 벗 삼아 일을 하기도 하고. 오토바이와 함께 일하니 들 외로워 보이는 이유는 뭘까.

Nha Tho Lon, 하노이

앉을자리가 부족한 성당에서 오토바이에 앉아 함께 미사를 드리기도 하고.

오토바이 위에 야채를 말리고 오토바이를 도구 삼아 천막을 세우고. 오토바이의 활용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이곳 베트남에서는.

다낭과 후에를 잇는 하이반 패스

오토바이를 모는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부러운 점은 이들은 언제 어디든 자유로운 방랑자처럼 떠날 수 있다는 것. 나 같이 오토바이 운전이 힘든 여행자는 밖에 나가면 몰려드는 오토바이를 피해 길을 걷거나 한참 돌아가는 느려 터진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혹은 택시를 타야만 해서 밖을 나서는 게 너무 피곤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베트남 젊은이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베트남 일주를 하곤 한다. 내가 아는 친구도 베트남 중부 도시 후에(Hue)에서 호찌민까지 중간중간 1박을 하며 일주일 동안 오토바이로 여행을 가곤 한다고 했다. 그런 그들이 부럽게만 느껴진다. 나도 베트남 친구 오토바이 뒤에 타고 후에에서 다낭에 걸쳐 있는 하이 반 패스를 세 시간에 걸쳐 이동해 본 적이 있다. 굽이굽이 이어진 오르막 길을 오를 때면 친구의 등에 몸을 붙이고 둘 다 고개를 바빡 숙여 오토바이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게 해야 했다. 왠지 모험가라도 된 기분으로 아주 신나게.

올드 하노이, 여행자 거리에서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편리하기만한 이 오토바이들을 피해 오늘도 거리를 나섰지만, 여전히 힘들고 익숙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베트남 생활을 피곤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긴 해도 오토바이를 다방면으로 이용하여 살아가는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오토바이가 삶에 꼭 필요하고 고마운 존재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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