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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ig's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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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gry Traveller Jan 03. 2018

베트남의 아침식사

+ 그 흔한 베트남의 반미

지금껏 여행한 국가 중에서 나에게 맞는 아침식단을 꼽으라면 단연코 베트남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고기를 먹지 않는 특성 때문에 나는 채식과 해산물이 많은 베트남의 아침식사를 좋아했다. 베트남에 머물면서 호텔 혹은 그냥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아침식단들. 사진을 모아보니 그저 그런 아침 식사 사진이 아닌 아침밥 추억이 되어 주었다.


1. 호텔 뷔페

베트남에서는 하노이를 제외하고는 3성 호텔 이상에서는 뷔페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하노이 호텔만의 특이한 문화가 있다면 아침식사가 포함된 3성급 호텔이라도 거의 아침식사로 뷔페를 마련해 놓지 않고 작은 샐러드 바와 함께 아침 메뉴를 고르는 식이다. 하노이에서는 4성급 이상은 되어야 아침식사를 뷔페를 즐길 수 있지만 거의 모든 3성급 이상 호텔이 아침 메뉴를 원하는 대로 몇 가지 메뉴를 주문을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뷔페와 크게 다르지도 않은 것 같다.  

리조트에서는 다양한 음식의 뷔페를 마련해 놓고 있어 평소에는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도 꼭 일찍 일어나서 식사를 해야 할 만큼 풍성한 아침 뷔페를 제공해 준다. 특히 외국 체인의 리조트라면 신선한 야채와 다양한 소스 그리고 메인보다 아름다운 디저트로 꽉 차있기 때문에 기필코 아침식사를 먹어야 한다.

사실 베트남에서 5성급 이상의 호텔에 머물러 본 적은 없고 주로 3, 4성 급 호텔을 다녔기 때문에 아주 커다란 뷔페는 아니지만 고기, 해산물, 야채, 빵, 음료 등 다양한 음식을 고를 수 있어 3성급 이상의 베트남 호텔에서 머물 때면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 뷔페를 즐기곤 했다. 기본적으로 수프나 죽, 오믈렛과 베이컨, 소시지, 볶음면과 볶음밥, 그리고 야채와 고기반찬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원한다면 느지막이 나와서 아점처럼 즐기는 것도 여행경비를 아낄 수 있어 좋다.


2. 호텔 단품

베트남 호텔에서 아침식사 메뉴로 고를 수 있는 것은 주로 쌀국수, 달걀과 바게트, 햄과 소시지, 허니 팬케이크, 볶음면 등이다. 역시 베트남의 바게트는 푹신푹신하고 질기지 않아서 계란과 먹든 그냥 잼과 버터만 발라먹든 그 맛은 언제나 환상이다. 원래 빵은 밥으로 치지도 않았었지만 베트남의 바게트는 나로 하여금 밥 보다 빵을 더 좋아하데 만들어 줬을 만큼 기막히게 맛이 좋다.

베트남 사파의 2성 호텔에서 먹은 치즈 오믈렛과 바게트 & 레몬그라스 티

운이 좋다면 멋진 풍경과 어울리는 티와 (레몬그라스) 함께 아침을 고를 수도 있다.

하노이의 3성 호텔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 무척 좁기 때문에 자리 잡기다 힘들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당당하게 아침 식사를 방으로 갖다 달라고 요구하면 된다. 메뉴도 원하는 만큼 고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나는 주로 오믈렛과 팬케이크를 주문해서 먹곤 했다. 체격이 그리 크지 않아 이 많은 양을 다 먹겠냐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웨이터도 있지만 이상하게 베트남의 아침식사를 먹자면 나의 위장은 부풀러 오르는지 점심과 저녁은 많이 먹지 못해도 아침은 거의 혼자 2인분을 거뜬하데 해치우곤 했다.

야채 볶음면

만약 좀 더 든든한 아침 식사를 원한다면 쌀국수나 볶음면 등도 주문이 가능하다.


2. 레스토랑에서 사 먹기

- 그 흔한 반미

베트남의 샌드위치인 반미는 폭신폭신한 바게트 사이에 자신이 원하는 속을 고를 수가 있다. 가격이 가장 저렴한 야채나 두부, 계란 혹은 고기와 치즈 등을 껴 넣을 수 있어 유명 샌드위치 체인인 subway의 소박한 버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베트남의 식당이나 카페 등은 아직도 외부 음식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혹은 스타벅스 등 체인 카페는 금지하고 있어도 베트남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카페 직원 들도 별 말이 없음) 값싼 길거리나 혹은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반미를 사 들고 근처 카페에서 차와 커피와 함께 즐길 수가 있다.  


-스타벅스

스타벅스에서 주문해 본 아침세트

베트남에서는 하노이나 호찌민에서만 볼 수 있는 스타벅스. 스타벅스에서도 아침용으로 지정된 빵이나 샌드위치는 차나 커피와 함께 주문하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아침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스타벅스의 좋은 점은 이른 아침 7시에 문을 연다는 것인데 간혹 6시 45분가량에도 문을 열어놓기 때문에 비록 주문은 7시부터 가능하나 그전에 살포시 시원한 에어컨이 켜져 있는 의자에 앉아 짐을 풀고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하노이나 호찌민에 새벽에 도착하여 호텔에서도 받아주지 않을 때 스타벅스에서 1-2시간 시간을 때우다가 호텔로 돌아가 혹시 지금 체크인이 가능하지 물어보면 된다 (많은 호텔들이 너무 이른 아침에 가면 방이 없다고 하고 우린 체크인이 2시다!라고 말하지만 9~11시 사이에 체크인도 가능하기 때문에).


- All Day Breafast 식당

베트남 등 여러 해외 관광지에서는 아침 세트를 온종일 판매하곤 한다. 만약 싼 값에 점심이나 저녁을 때우고 싶을 때는 아침 세트만큼 든든하면서 때론 차나 커피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차값도 따로 들지 않아서 많은 절약이 가능하다.


-수프와 바게트

게살스프와 바게트

속이 특히 안 좋은 날에는 수프나 죽을 시키고 바케트 하나를 시켜 속을 달래줄 수도 있다.

베트남에서 주로 파는 수프는 호박, 토마토, 브로콜리, 게살 수프 등인데 빵이 함께 곁들여 나오기도 하고 일단 값이 싸다.


- 해장용 아침식사

게살 반깐

전날 술을 많이 마셔서 해장이 필요하다면 역시 베트남의 국수와 죽을 아침식사로 즐길 수가 있다.

해산물이 좋다면 해산물 국수나 죽을.

고기를 먹지 못해서 쌀국수 도전이 힘들다면 채소로만 곁들여진 채식 쌀국수를 주문할 수도 있다.


-아침 간식 같은 느낌의 식사

반 꾸온은 찹쌀 반죽 속에 계란이나 버섯 혹은 고시 등을 넣은 것으로 느억맘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으로 전문점에서는 주로 아침 11시까지만 판매하기 때문에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먹기가 쉽지 않다. 부드러운 찹쌀 반죽이라 소화도 잘되기 때문에 아침식사 대용으로 많이 먹고 속이 거북하지 않아 좋다. 작은 동네의 반 꾸온 전문점에서는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먹을 수 있어서 재미난 아침식사가 되곤 한다.


-베트남 카페에서 즐기는 특별한 아침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베트남 현지인 카페를 가면 아침식사를 파는 곳이 간혹 있다. 특히 현지인들이 카페에서 즐겨 먹는 아침 식사로는 지글지글 스테이크 판 위에 고기와 계란 프라이를 올린 요리로 역시 베트남 식사에서는 빠질 수 없는 바게트와 함께 먹는 요리이다.


3. 길거리에서 현지인과 함께 아침식사를

많은 베트남인들이 아침식사를 길거리에서 해결하곤 한다. 출근시간이 7시 반부터 시작되는 곳도 많기 때문에 이른 아침에 아침까지 집에서 만들어 먹고 나오기가 사실상 힘든 여건이기 때문이다. 주로 길거리에서 이들이 먹는 것은 요리 시간이나 먹는 시간이 짧은 쌀국수이다.

간혹 하노이의 길거리에서는 요즘 한국에서도 인기가 좋은 "하노이 분짜"를 아침식사로 즐길 수가 있다. 신기한 점은 대부분 여행자들은 맛 본 하노이 분짜를 베트남 중부만 내려가도 이 하노이 분짜를 먹어본 현지인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서울 불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중부의 한국인쯤 되려나 싶다. 물론 우리나라는 체인 문화가 워낙 발달이 되어서 서울 불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길거리에 앉아 어색함을 감추려 일부러 이북을 펼쳐 읽으며 반미도 먹을 수 있고.

아침 식사로 파는 길거리의 반미를 즐길 수도 있고 혹은 두부나 고기를 구워 파는 길거리 상인에 조금은 거나한 아침식사를 주문해 먹을 수도 있다. 물론 길거리 식당은 대부분 좁은 공간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스쳐 지나가는 오토바이들과 게다가 현지인들과 함께 옹기종기 낮고 작은 목욕탕 의자에 앉아 후다닥 먹고 일어나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래도 나에게 가장 기억이 남는 베트남의 아침식사는 역시 호텔 뷔페에서 공짜로 주는 것만 같은 아침식사.

베트남의 폭신하고 바삭한 바게트에 베트남식의 오목한 오믈렛을 주문하여 허니 팬케이크와 신선한 열대과일도 곁들인 아침식사를 하면 그냥 마냥 좋았던 하루가 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러고 보면 베트남의 아침식사는 거의 다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베트남의 아침식사에 고마움을 느끼기까지 한다. 늘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현재에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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