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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gry Traveller Mar 19. 2018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구글맵 따라 스타벅스 찾기

구글맵이 안내해 준 가짜 스타벅스

외국에 나가면 늘 들르게 되는 곳이 이상하게도 스타벅스다. 게다가 이상하게도 텀블러를 살라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스타벅스. 사실 한국에서는 선택권이 많기에 굳이 스타벅스를 찾아서 가진 않는 편이다. 고백하자면, 한국에서 스타벅스를 가본 적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그렇다면, 왜! 해외에서는 굳이 스타벅스 위치를 검색까지 해가면 꼭 들르게 되는 것일까. 사실 나는 커피를 마시지 못한 지 2년 차인, 커피 대신 홍차의 맛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한국보다 훨씬 진하고 맛있는 해외의 스타벅스 차이티라테 (물론 지점마다 맛이 다르지만)의 유혹을 벗어나기가 힘이 든다. 특히 맛있는 차이라테를 파는 스타벅스는 홍콩과 중국. 레시피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상하게 나라마다 그리고 지점마다 맛이 각각 다른 것은 왜일지 스타벅스에 문의하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홍차 라테의 나라로 유명한 홍콩의 스타벅스에서도 운이 없으면 그냥 우유 맛만 나는 것 같은 차이 라테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인다.

홍콩 침사추이 스타벅스의 맛있는 홍차라테
홍콩  IFC의 홍차 라테. 이 허연 액체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ㅜㅜ

 때론 스타벅스의 홍차 라테보다 7-11에서 싼값에 시킨 홍차 라테가 100배 나을 때도 있다. 물론 서서 마시는 것은 감수해야 하지만.

홍콩 공항 7-11의 홍차라테! 너무 맛있다.

중국에 간다면 난 꼭 스타벅스를 찾아간다. 중국 전화번호가 없다면 밖에서 돌아다닐 때 와이파이 연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길을 헤매거나 할 때 와이파이 연결이 간절해지는데 그때는 꼭 스타벅스를 찾게 된다. 아니면 그냥 스타벅스 근처에서 와이파이를 잡고나. 스타벅스는 중국 전화번호 없이 핸드폰으로 와이파이 연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 신천지에서 먹어본 홍차라테 hot과 스콘! 맛있다.

사실 베트남의 경우 길가에 널린 게 커피를 파는 카페이기 때문에, 게다가 프리 와이파이까지 있어서 스타벅스의 위력이 조금 약해질 법도 하다.

베트남 하노이의 스타벅스 1호점
베트남 하노이의 차이라테 (+허브티). 너무 흐린 맛

하지만 하노이의 여행자 거리인 호안끼엠을 한두 시간 정처 없이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되뇌어지는 스타벅스 그리고 홍차 라테 아이스. 양팔이 저절로 나란히 들어 올려지며 나도 모르게 다시 ‘스벅의 유혹’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베트남 스타벅스의 홍차 라테도 그야말로 복불복. 어떤 지점은 하얀 분유만 탄 곳 같은 홍차 라테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동시에 또다시 의문이 든다. 레시피는 각 지점마다 상이한 것인가 하고.

네팔 카투만두의 히말라얀 자바 카패의 밀크티 (찌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도 스타벅스를 찾아 헤맨 적이 있다. 싼 밀크티를 길거리에서 마시면 고작 20루피, 즉 한국돈으로 200원에 아주 고급지면서도 진한 길거리표 홍차 라테가 가능한 네팔에서 내가 굳이 스타벅스를 찾아 헤맨 이유는 바로 텀블러였다. 지난 필리핀 출장에서 내 옆에 꼭 붙어 ( 아님 내가) 날 도와주었던 직장 친구에게 선물을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네팔 카투만두 타멜거리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는 지난 네팔 카트만두 시내를 헤매었었다. 구글맵 어플로 스타벅스를 검색하니 여행자 거리인 타멜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었다. 스타벅스라 표시해놓고 옆에 ‘히말라얀 자바’라고 쓰여 있었지만 나는 그 당시 너무나 바쁜 스케줄에 그냥 스타벅스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꼭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였을까, 나는 오전에 짬을 내 구글 지도를 켜고 스타벅스를 향해 낯선 길을 걸었다.

히말라얀 자바카페

구글맵 어플이 종착지로 표시한 장소에 이르니 갑자기 나온 네팔 체인 카페인 히말라얀 자바카페. 사실 이 날은 내가 길을 잘못 들었구나 포기하고 히말라얀 자바 카페에 들어 지친 다리를 쉬었다. 그런데 다음 날 다시 구글맵을 보며 스타벅스를 찾아보니 스타벅스란 온데간데없을뿐더러 구글 지도를 자세히 쳐다보니 Starbucks- himalayan java라고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건 사기에 가까운 것은 아닌지, 구글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진 신경을 쓰지 않나 싶었다. 그렇게 네팔 카트만두에서는 스벅 찾기를 포기해 버렸다. 사실 스타벅스가 없단다. 네팔엔 약속한 텀블러 선물은 다음 출장지에 미뤄두고서.

스벅 찾아 떠난 스리랑카의콜롬보 거리

다음 출장지인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일정을 마친 다음 날 오후 호텔 체크 아웃 후 짬이 나 나는 이번엔 기필코 약속을 지키리라 하면서 다시 구글맵 어플을 켰다. 스타벅스가 두 군데나 보였다. 그중 도보로 40분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를 골랐다. 가는 길은 무더웠다.

우연히 유명 힌두 사원과 단아한 커플을 만나기도 했고 예쁜 빨간 3 휠러 ( 뚝뚝이) 구경도 실컷 했다. 3 휠러를 탈까도 했지만 업무도 끝났겠다 혼자만의 반나절을 얻었던 그 날에 나는 혼자 산책하며 거리 구경이 간절했다.

길가의 고양이에게도 인사를 하고

그냥 사람 구경, 버스 구경을 했다.

스리랑카에서 유명하다는 사파이어 가게 간판

사파이어 숍의 우스꽝스러우면서 뭔가 어린 시절의 향수를 주는 그런 간판과도 마주쳤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예쁜 우체통 사진도 찍고

거리의 코끼리도 보고 길가의 과일 주스 가게도 신기했다. 더웠지만 그냥 마냥 좋았다. 3 휠러를 타라고 호객행위를 하는 그들도 반가웠다.

그리고 드디어...... 구글맵을 살펴보니 드디어 나는 어느덧 스타벅스 앞이란다.

하지만 내 눈앞에는 스리랑카 체인 카페인 Java cafe. 그래도 현지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제법 그럴싸한 카페인 듯했다.

자바 카페

이럴 수가. 난 스리랑카에서도 다시 한번 구글 맵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아니 차라리 나의 꼼꼼하지 못한 성격을 탓해야 할지도 모른다. Starbucks-Java cafe라고 표시된 걸 다시 한번 무심코 지나쳐 버렸으니 말이다. 그래도 덕분에 이것저것 구경하며 걷게 해 준 구글맵과 수더분한 성격의 나의 눈에 감사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홍차 라테도 팔지 않는 자바카페에서 어쩔 수 없이 파파야 주스와 케이크를 시켜 땀을 식히며 나는 그 직장 친구에 메시지를 보냈다.

“스리랑카 콜롬보엔 스타벅스가 없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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