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만난 재밌는 순간들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우리 회사 사람들은 나보고 무슨 재미로 사냐고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위장이 좋지 않아 술도 못 마시고 커피도 못 마시는 신세다. 다 같이 밥을 먹을 때에도 내가 주로 시키는 것은 하얀 순두부나 가락국수가 전부. 술이나 카페인 혹은 아주 매운 음식을 먹으며 느끼는 희열을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내 처지를 동정하지만 우리 회사 사람들은 나와 함께 밥을 먹으러 갈때마나 난처해하곤 한다. 그러니 그들이 음식도 거의 간이 안되어 있는 환자식을 먹는 나에게 대체,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사냐고,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냐고 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나는 그 질문에 조금 머뭇거리기도 하지만 곧 나는 여행하는 재미로 살아간다고 대답한다. 그럼 그들은 왜 여행이 좋은 건데 라고 난해한 질문을 다시 던진다. 사실 일반 사람들은 "여행이 왜 좋긴, 그냥 마냥 좋은 거지. 그건 물어볼 필요도 없어"라고 많이들 생각하겠지만 우리 회사 직원들은 해외보다 한국이 좋다며 해외 출장이든 여행이든 뭐든 다 꺼리는 사람들의 집단이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왜? 음...... 왜 여행을 떠날까? 낯섦이 좋아서 라고... 얘기하면 답변이 될 것도 같은데 여전히 그들을 이해시키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여행이 나를 웃게 해주기 때문인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별로 웃을 일이 많지 않다, 나의 한국에서의 일상은. 너무나 비슷해서 매일매일이, 만나는 사람들과 보이는 풍경도. 사실 한국의 다른 지역을 다녀도 크게 낯설거나 하다는 느낌이 크지도 않다. 하지만 한국을 찾는 어느 외국인은 한국이 신기하다며 웃고 가겠지 싶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그런 낯섦 속에서 생겨나는 그 웃음을.
우리 회사 사람들이 이 사진들을 보면 나만의 쾌락(?)을 이해해 줄까? 그래. 쟤는 이런 재미로 살고 있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