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헤치며 전진해온 과정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보란 한정된 자원이고, 기술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발을 디뎠다. AI가 기술 발전의 맨 앞줄에 서 있고, 전 세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시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이 변화는 역설적이다. 기술은 기업을 단순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개인의 역량을 돋보이게 만드는 도구가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더 큰 책임과 자기표현을 요구한다. 과거에는 회사의 이름 뒤로 숨을 수 있었다. 대기업의 명함이 나를 증명했고, 고정된 직무가 나를 정의했다. 하지만 이제는 각자가 자신만의 이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고 세상에 나서야 한다. 거대한 회사 대신 작아진 조직 속에서, 개인은 하나의 브랜드이자 이야기가 되었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부담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개인 브랜드를 만들라”는 요구는 때로 막막하게만 들린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 무엇을 축으로 삼아야 할까? 그러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을 찾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고민한다. “내가 무엇을 진정 사랑하는가?” 이 질문은 누군가 대신 답해줄 수 없다. 그 답은 오직 내가 걸어온 길에, 과거의 경험 속에 숨어 있다. 눈을 감고 떠올려보자.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한 순간,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가슴을 뛰게 했던 기억, 혹은 어떤 경험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던 찰나. 그곳에 내가 사랑하는 것의 씨앗이 숨어 있다.
그 씨앗은 작은 경험일 수도 있고, 사람들에게 대단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성 있게 품은 씨앗은 이야기가 되어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된다. AI가 아무리 정교해지고 효율적이라 해도, 온 마음을 다해 일하고, 진심을 담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능력, 즉 진정성은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힘이다.
미래는 기술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진실하게 전할 수 있는 이들의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성공의 연대기가 아니라, 내가 왜 살아왔고 앞으로 무엇을 위해 달려갈 것인지에 대한 서사다. 변화하는 바다 위를 항해할 때, 우리는 그 이야기를 돛 삼아 균형을 잡고, 파도에 올라탈 수 있다.
결국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성취 목록 이상의 것, 즉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진정성으로 빚어진 그 이야기는, AI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도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세상에 각인시킬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서사를 통해, 기술의 시대를 맞이하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