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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버튼’을 찾아서

by 유니유니

어느 순간, 앞을 향해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다음 걸음을 디딜 준비를 하기 위해. 하지만 한 발짝 내딛기 전에 나는 먼저 내 안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가치관과 목표, 행복의 기준을 지니고 있듯, 내 걸음걸이 또한 내 안에서 시작되어야만 했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무도 대신 내려줄 수 없다. 어쩌면 그 답은 내가 걸어온 길 위에 흩어진 조약돌처럼 언제나 내 주위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을 잊을 정도로 몰입했던 순간들, 특별한 경험을 통해 깊은 감동을 느낀 기억들, 내가 심장이 두근거리며 ‘이거다’ 싶었던 그 찰나의 장면들. 내 영혼을 울렸던 스토리와 장면 속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의 단서가 숨어 있다.


일에 치이던 삶에서 잠시 벗어나,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감동받는 이야기의 본질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마치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만의 ‘버튼’이 존재하듯, 나 역시 어떤 순간, 어떤 스토리를 만날 때 마음 한구석이 깊게 울린다. 그 버튼은 다름 아닌, 내가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의 모습, 나를 움직이게 하는 삶의 태도를 담은 이야기일 것이다.


문득 생각해보면, 나를 진정으로 감동시키는 ‘버튼’은 특별히 거창한 장면이나 위대한 업적이 아니다. 오히려 굴곡 많은 인생에서 화려한 대박 없이도 묵묵히 하루를 쌓아나가는 사람의 모습이다. 번쩍이는 스포트라이트 없이도, 성실히 제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길을 걷는 이들의 모습. 뒤돌아보면, 작은 발자국들이 모여 어느새 꽤 괜찮은 풍경을 그려놓은 삶. 바로 그런 이야기에 내 마음은 울리고,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반짝인다.


이런 감동을 선사했던 작품들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소설 「나의 삼촌 브루스 리」와 영화 「가족의 탄생」. 화려한 액션이나 극적인 반전이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관계를 잇고, 어느새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이야기들이다. 그저 한 사람의 노력과 인내, 가족과 주변인이 만들어내는 잔잔한 파동에, 나는 나도 모르게 젖어들었다. 이 두 작품에서 나는 평범한 일상의 결속력이 얼마나 소중한지, 묵묵한 걸음이 어떻게 감동을 빚어내는지 새삼 깨달았다.


결국, 내 안의 ‘버튼’은 평범한 일상을 대하는 진솔한 태도에 있다. 화려한 불꽃놀이 같은 성취보다 하루하루를 공들여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나는 진한 감동을 느낀다. 그런 이야기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비로소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더욱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갈 또 한 걸음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가장 단단한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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