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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고원에 이르기 위한 여정

by 유니유니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영역에서, 어느 순간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의 부족함을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는 이러한 인지적 함정의 메커니즘을 알려준다. 능력이 부족할수록 자신의 부족함을 알아채기 어렵고, 반면 이미 높은 능력을 갖춘 사람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한다. 결국 이 효과는 자기인식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하나의 통과 의례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거나 어떤 능력을 기르다가 그 진입 단계에서 자신감을 얻는다. “난 이 정도면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생각은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그러나 그 뒤 보다 깊은 지식과 역량의 바다로 들어갈수록, ‘내가 몰랐던 것들’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되고, 그 순간 예전의 자신감은 쉽게 무너지고 만다. 이때 느껴지는 불편함은 단순히 ‘못난 나’를 확인하는 좌절감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한 성장의 고원으로 올라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이다.


그렇다면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먼저, 자신의 부족함을 ‘결함’이 아닌 ‘새로운 배움의 출발점’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신감이 흔들린다는 것은 단순히 실패나 한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이해와 탁월함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둘째, 비교 대상과 기준을 바꾸어보자. 누군가를 목표로 삼고 뒤쫓는 것 자체는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난 왜 저만큼 못하지?”라는 좌절감만을 키운다면 오히려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 대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며 작은 진보에 주목하는 습관을 들이자. 미약해 보이더라도 하루하루의 개선과 변화를 축적해가는 과정은 결국 장기적으로 안정된 실력과 자신감을 만든다.


셋째, 배우는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도움이 된다. 잘못된 지식이나 오류를 발견했을 때, 그것을 덮어두기보다 “왜 그렇게 생각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명확히 하는 과정을 통해 더 깊은 이해와 탄탄한 지식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은 훗날 뒤돌아볼 때 자신의 성장 궤적을 확인하는 지표가 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된다.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너무 가혹하게 몰아붙이지 말자. 부족함을 인식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무지를 직면하는 순간, 두려움과 무력감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 감정은 잠시 스쳐가는 바람일 뿐, 우리가 꾸준히 노력하고 배우는 한 그 바람은 이내 더 맑은 시야를 가져다줄 것이다.


결국 더닝-크루거 효과를 극복하는 과정은 인생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학습 주기와 다르지 않다. 눈앞에 놓인 불안과 흔들림은 자신의 경로를 점검하고,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갈 발판이 된다. 바닥을 치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한층 단단해진 인식의 기반을 마련하고, 겸손과 자신감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배운다. 이는 단순히 학습 능력을 키우는 차원을 넘어,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자신을 대하는 방식을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든다.


결국 우리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완벽한 지식의 절대봉이 아니라 언제든 배우고 스스로를 갱신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고원’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더는 단순한 무지나 과신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신 부족함을 성장의 신호로 읽으며, 겸허한 자세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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