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말고 근력 운동
하루 1시간 유산소 (하체) + 아령 3세트 (상체)
새해 버킷리스트 목록 1번에는 항상 '다이어트'가 있었다. 물론 괄호치고 -5kg라고 적는 것도 잊지 않았다. 표준 몸무게에 속했지만 우리나라 여자들은 스스로 날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어떤 기사처럼 나 역시 늘 미용 몸무게를 꿈꿨다.
'딱 5kg만 더 빼면 예쁠 것 같은데... 아니면 3kg라도. 그럼 모든 옷이 다 잘 맞을 거야.'
패션의 완성은 얼굴 이랬는데. 적게 먹고 열심히 움직여도 요지부동인 저울에 오를 때면 탐탁지 않은 표정이 고정값이 되었다.
그렇게 안 빠지던 살이 작년 10월 한 달 만에 3kg가 빠졌다. 5개월이 지난 지금 7~8kg 감량에 성공했다. 중요한 건 내가 다이어트를 한 게 아니었다. 병원 정기검진에서 빨간불이 들어와 생활 전체를 바꾼 것이 자연스럽게 체중 감량으로 연결된 것이다.
주치의는 한 달 뒤에 다시 검사해 보고 조치를 취하자고 했다.
'댕. 댕. 댕'
머릿속에서 궤종시계 종소리가 울렸다. 둔탁한 쇳덩이들이 양쪽에서 계속 관자놀이를 두드렸다.
'종양이면 제거하면 되는데, 물이 찼다니 이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20년 차 암환자인 나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 어쩐지 먹는 양에 비해 몸이 계속 붓고 체중이 늘어 이상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화장실도 좀 미진했고, 밥 먹으면 왼쪽 횡격막 아래 자꾸 가스가 차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원인을 찾기에 골몰하다가 무심코 남편 얼굴을 바라보았을 때 정신이 번쩍 났다.
'살아야지. 아무렴. 살아야겠다.
우리 남편 두고 절대 못 가~~~~!!!'
나는 사활을 걸었다. 식단을 전면적으로 바꾸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바닷가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었다. 물이 차있어서 인지, 걱정된 마음이 앞서 선 지 음식은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 밥 숟가락을 들면 금방 배가 불러 고구마 1개도 3일에 나눠 먹어야 했다. 고구마 킬러였는데 내 인생에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 웃펐다.
갖은 노력과 함께 한 달 뒤 검진에서 괜찮다는 결과를 받았고, 3개월 검진도 무사히 넘겼다. 건강 이슈 덕분에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에도 굳건했던 몸무게는 중학교 시절로 돌아갔다. 단기간에 빠진 살이 걱정돼 인바디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다행히 내장지방과 체지방 위주로 빠져서 그나마 마음을 놓았다.
바닷가 마을에서 도시로 이사 와서 모래사장 맨발 걷기는 못 하지만, 여기서도 유산소 운동은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은 밥 먹고 소화도 잘 되고, 화장실도 잘 가고 몸으로 느끼는 큰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간사하던가. 절실함이 물러간 자리에 나태함이 찾아왔다.
추운 날에는 추워서, 미세먼지 심한 날에는 호흡기에 안 좋으니까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를 들며 운동을 미루는 날이 늘어갔다. 실내 운동이라도 하려고 매트 깔고 꼬물거리다 보면 어느샌가 누워서 핸드폰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는 나란 여자.
역시 무조건 나가야 했다. 낮에 햇빛 보며 30분 이상 걷는 것은 비타민D 합성이나 우울증에도 좋다고 한다. 식후 소화를 돕고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준다는 연구결과는 이제 두 말하면 입이 아프다. 이번 '오 마이 갓생 30일 프로젝트'를 통해 느슨해진 생활 습관을 바로 잡고, 다시 가열하게 운동의 세계로 빠져 볼 생각이다. 특히 근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
우선 상체와 몸통에 근육이 많이 빠진 상태라 아령으로 조금씩 천천히 근력 운동을 해보려고 한다. 15개씩 3세트. 자세만 잘 잡고 티비보면서 시작하면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아령은 1kg짜리로 2개 준비해 두었다. 복부는 누워서 하는 복근 운동이나 플랭크가 좋은데 아직 횡격막이 다 회복된 게 아니라서 무리해서 스트레칭을 하면 뻐근함이 남는다. 아령 운동을 하면서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겠다.
하체는 원래대로 점심 식사 후 1시간 걷기를 유지하려고 한다. 세종은 전기 자전거와 따릉이가 곳곳에 있어 편리한데, 매일 걷는 게 지루할 때면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비가 오거나 공기가 안 좋은 날에는 아파트 계단 오르기로 종목을 변경한다. 일전에도 효과를 톡톡히 본 운동으로 엉덩이와 대퇴부, 종아리까지 골고루 근력을 기를 수 있다. 무릎관절이 안 좋으신 분들에게 드리는 팁이 있다면, 계단을 디딜 때 신발의 반만 딛는다는 느낌으로 엉덩이에서 허벅지 뒤쪽 근육에 힘을 주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올라가는 게 좋다.
사실 제일 절실한 건 맨발 걷기다. 최적의 장소였던 금강수목원이 폐장을 해서 아쉽지만, 호수공원에 새로 조성된 황톳길이 있다고 하니 따뜻해지면 한 번 나가봐야겠다. 집 근처 산의 둘레길, 슬로 조깅도 번갈아가며 해볼 생각이다. 주문진 방파제에서, 양양의 지경해변에서 데이6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에 몸을 맡긴 채 바다와 함께 숨 쉬던 슬로 조깅... 못 잃어...
옵션이 이렇게나 많지만, 관건은 뭐다?
- 매일. 꾸준히.
30일이라는 기간을 잡은 것도 습관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습관 형성을 위해서는 최소 21일, 완전히 내 것이 되기까지는 3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작년 가을 전업 치병을 시작해 3개월 동안 매일 한 행동들이 내 삶을 변화시켰던 것처럼, 이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으니 부디 실천하자!
하루에 30분, 식후 10분 운동이라도 좋다.
다만 '0'을 만들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