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l Oct 09. 2018

한글날, 러시아인이 누나에게 자료요청을 했다.

한글날에 알아보는 '러시아어의 날'

한글날


한글 572돌, 한글날입니다. (1990년대에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2013년부터 공휴일로 재지정되어서 시민들에게 행복한 쉼을 주고 있는데요.(저는 출근합니다만) 덕분에 무역회사에 다니는 저희 누나도 집에서 편히 쉬고 있습니다.인 줄 알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방에서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엄마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러시아 거래처에서 아침부터 자료 요청을 해왔다고 합니다.


러시아인들은 한글날을 알기가 힘들죠. 심지어 공휴일로 바뀐 것은 우리도 가끔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나중에 누나에게 들어보니 '갑'인 거래처라고.. 누나는 1년 전부터 달력에 러시아 국경일을 다 체크해 놓는다고 합니다..) 아무튼 조금 배려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식사는 하셨어요? (How are you?)


누나는 입사 초기에 우연히 러시아 바이어를 만나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Доброе утро. Сегодня позавтракали?
(도브로예 우뜨로. 씨고드냐 빠자프뜨르깔리?, 안녕하세요. 아침식사는 하셨어요?)


갑자기 분위기는 어색해지고, 바이어는 밥을 먹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누나는 다음에 밥 한번 먹자고 말했는데, 언제 어디서 먹을지 되물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밥 먹었냐고 물어보는 건 진짜 '밥을 먹었느냐'보다는 '오늘 어떠냐'의 안부인사인데, 그 문화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당황스러운 말일 수 있습니다. 마치 영어권 사람이 'How are you?'라고 물었을 때, 기분을 끝도 없이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처럼요.



푸시킨 (Александр Сергеевич Пушкин, Pushkin)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로 유명한 푸쉬킨은 러시아의 국민 시인이자 소설가입니다. 그는 시나 소설 문학작품을 넘어 '현대 러시아어의 창시자'라는 수식어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황제에 바치는 송시에 사용되던 고전주의 규범을 타파하고 미사여구로 가득한 과장된 문어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구어의 경계를 극복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러시아어를 사용자(시민) 중심으로 다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러시아는 푸시킨을 사랑합니다.(우리가 세종을 사랑하는 것처럼요)



러시아어의 날


푸시킨의 탄생일 6월 6일은 '러시아어의 날'이기도 합니다. 6월 6일에 불가피하게 러시아인에게 자료 요청을 해야 한다면, 먼저 러시아어의 날을 축하해 보는 건 어떨까요?



더 나은 소통의 기호를 만, 만들고 있는 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참고


https://kr.rbth.com/arts/2016/06/05/pusikin-geu-yeol-gaji-iyu_60021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