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와 헤어진 건에 대하여
강아지 다시는 키우지 않을 거야
키우던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사람들에게서 들은 말이다.
만났던 행복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랐기에,
헤어지는 슬픔은 그보다 더 크기에.
도저히 그 과정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말일 것이다.
물론 나는 강아지를 키워본 적은 없다.
언젠가 키워보고 싶을 뿐.
길을 걷다 순식간에 만나고 헤어지는 강아지들도 너무 반갑고, 아쉽기에
그 사람들의 맘이 조금은 이해해 볼 뿐.
만남은 쉽다.
우연히 온다.
그러면 그 인연을 잡을지 말지 맘먹거나
어쩌다 더 오래 알고 지내게 된다.
쉽다기보다는, 내가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없기에, 이별한 적도 없다.
다만,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
예컨대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 우리들에게 참 잘해주었던 학교 선생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무엇이 그렇게 맘을 저릿하게 만드는지
그런 이별 외에도
집과 가족을 떠나 군대에 가거나,
학교를 졸업해 수년간 함께 지내던 친구들과 헤어지면
세상이 끝날 것처럼 섭섭하다.
인간세상에 사는 한 사람을
강아지처럼 안 만날 수도 없고,
계속 만나게 되니
직장인이 되니, 가끔 직장 동료들과 헤어지게 된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2년 전, 인턴으로 두 달간 여행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겨우 두 달을 있어놓고,
마지막 그간의 소감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울먹거렸다. (쪽팔리게)
그리고 반년 정도 다니고 있는 지금의 회사에서도 그동안
아주 짧은 기간, 1~2개월 정도 함께 지내다, 혹은 내가 오기 전부터 있던 사람들과 헤어지게 된다.
그럴 때마다 갑자기 맘이 저릿해진다.
사람과 헤어지게 된 것 때문인지, 함께 지낼 때 뭔가 잘못하거나 더 잘해주지 못했나 반성하는 것인지
는 모르겠지만.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거나, 사회생활 연차의 자릿수가 바뀌면 좀 나아질까
생각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