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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drew Mar 10. 2020

용서받지 못한 자


현실적 군대 내 인간관계를 조명한 영화

군대에서 느낄 인간관계와 한 인격체로서의 개인적 고뇌를 잘 담아냈다. 군대에서 경험하는 딜레마인 강제성의 묘사가 좋다. 피해자이면서 가해자, 책임을 추궁하기 힘든 복잡성. 전체주의에서 순응하면 편하다. 윤리적 자기 객관화의 피로감과 여파를 주인공 승영은 여실히 보여준다.


두 개의 플롯으로 나누어 전개하는 스토리 구성이 흥미롭다. 주인공 승영의 군 생활의 시작 및 전개, 그리고 군생활 중반 시점에 휴가를 나와 태정(하정우)을 만나는 모습을 번갈아 보여준다.



승영과 태정, 군대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인물들

 집단 체제에 불만을 가지고 반기를 들거나 체제에 순응하거나. 태정은 먼저 군대의 체제에 적응했고 집단 내에서 인정을 받는다. 승영은 체제가 못마땅하기에 반기를 든다. 하지만 내가 반기를 들면 다른 누군가도 같이 고통 받음을 깨닫는다. 승영은 반기를 스스로 꺾고 빠르게 체제에 녹아든다. 그리고 관심병사 허지훈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승영의 휴가 플롯. 승영은 태정에게 집요하게 집착한다. 태정은 승영이 부담스럽다. 군대 내 인간관계가 전역 후 끊기는 건 애초에 연락할만한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의 친밀함이 교집합에 의해 형성된다면 군대라는 교집합은 강제성에 의해 엮인 사이다. 지긋지긋하고 떠올리기 싫은 공간. 전역 후에 꾸준히 좋은 관계유지가 힘들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안다. 태정에게 승영은 굳이 다시 만날 필요가 없는 그런 인물이기에 미묘한 갑을 관계가 보인다. 이때 태정이 태정의 여자 친구를 대하는 것과 승영을 대하는 게 일관적이지 않아서 태정과의 불편한 관계가 부각되어 재미있다.

 


영화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인과 관계를 따지며 누가 죄인인지를 파헤칠수록 시청자는 심란하다. 입대하지 않았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그 모든 상처와 아픔들.


군대의 강제성, 스토리와 장면의 상징성, 현실적인 군대 선후임들의 모습까지 볼거리가 풍성하여 군필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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