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 이창을 없애고 권세를 강화하려는 해원조씨 일가와 이에 맞서는 세자 이창의 싸움이다. 동래와 한양에서 시작되어 창궐하는 좀비들을 다뤘다. 인물들이 합심하여 좀비의 원인을 밝혀낸다. 백성들이 해를 입지 않도록 치열하게 싸운다. 해원조씨를 중심으로 외척과 세도정치, 임진왜란과 경신대기근을 묘사했으니 17~18세기 조선의 시대상을 골고루 차용했다. 디테일한 고증보다는 인물과 사건에 신경을 썼다.
2. 좀비 국가와 정치적 올바름
드라마에서 좀비와 백성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좀비 이전부터 서로를 잡아먹고 있었다. 이미 드라마 속 조선은 살기 위해 서로를 죽이고 이긴 자가 상대의 시체를 잡아먹는 지옥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 문제는 백성들이 악해서가 아니라 배부르지 못한 탓이며, 작중에서 원유가 세자에게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으며 왕은 백성을 하늘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며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조선에서 일어난 대규모 좀비 역병은 몇 가지를 은유한다.
왕이 좀비가 됨으로서 혈통은 중요하지 않으며 누구든 좀비가 될수 있음이 드러났다. 기근과 전란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서로 연대해야한다는 주제 의식은 좀비 발생의 원인이 서로를 잡아먹음과 세자 이창측 인물들의 대응 방식에서 드러났다.
3. 인물: 윤리 시험대에 오르다
드라마는 끊임없이 선량함과 정치적 올바름을 논한다.
선역과 악역이 비교적 명확하다. 중전과 조학주, 세자와 안현대감이 두 축이 된다. 드라마가 지루하지 않은건 인물들의 행동 양식과 가치관을 끊임없이 조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자 이창과 조학주의 정쟁에서 국가의 정통성은 주요한 화두이다. 이창은 백성이 국가의 주인으로 인식하였다. 조학주는 종묘사직과 왕권을 국가로 인식했다. 각자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투를 벌인다.
좀비 출현과 전염이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인물들은 자신들의 가치관과 목적의식을 더욱 공고히한다.
#1 목적을 위한 수단의 정당화
인물들은 대체로 강한 의지를 지닌다. 재난의 위기로 계속되는 윤리적 시험대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서스럼없이 행동에 옮긴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니 실로 비현실적인 모습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얼마나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고전적 문답에 인물들은 빠짐없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시험대에 오른다. 왜란 때 상주에서 안현대감과 조학주는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안현대감은 반성했고, 조학주는 그러지 않았다. 국가를 이해하는 가치관의 차이이자 일말의 양심의 차이라 하겠다. 세자 이창은 칼자루를 쥐고서도 칼끝을 어린 아기에게 겨누지 않았다.
#2 최선을 다해 문제에 개입하는 삶
무시하면 아무 일 없지만 개입하면 화를 입을 수 있는 일에 어떠한 행동 양태를 보여야 할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에 충실하는 서비, 어영대장과 영신이 빛난다. 서비와 영신은 약자를 구하고 역병을 해결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선다. 어영대장은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조학주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내선재의 진상을 파헤쳤다.
#3 모든 사람은 여전히 성장 가능하다
킹덤은 성장형 드라마이기도 하다.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하는건 단연 동래 부사 조범팔이다. 우유부단하고 답답한 낙하산 관료로 묘사되던 그는 극이 전개될수록 작가가 추구하는 선함에 다가간다. 세자 이창은 일련의 좀비 사건들을 겪으며 더욱 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