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없는 공감의 비극
'이건 머리가 너무 커져버려서 일어난 비극인걸까?'
사람은 머리가 커질수록, 머리로 이해한 것을 잘 해내지 못하는 것 같다.
예컨대 누군가를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것,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미워하는 사람을 존중하고 대우하여주는 것.
안다는 것과 그렇게 산다는 것은 판이하게 다르고,
늘 애매한 노력을 시도하다
그냥 그렇게 관성적으로 마음 문을 닫곤 한다.
"아아, 예에.ㅎㅎㅎㅎㅎ."
"음~~그렇죠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요? 정말요?~~~~"
'...'
"너 왜 이렇게 영혼없이 대답해?"
군대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자주 들었던 말.
오늘도 내 리액션에 진심이 담기지 않은 것이
상대를 불편하게 했나보다.
내 습관적인 리액션을 들킨거다.
나쁘지는 않지만, 상대의 마음에 걸릴수 있겠다 싶었다.
내가 진심이란게 없는 사람으로 비춰졌을테니깐.
진심 어린 공감이라. 생각나는 책이 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학창시절 읽었던 책.
책은 매우 인상깊었지만
또렷이 기억나는 부분은 한 장면 밖에 없다.
주인공이 인디언식 표현을 소개하는 일화.
'I kin ye.'
'I 는 나, ye는 너.'
'kin은 '이해하다', 그리고 동시에 '사랑하다'를 의미해'
'인디언의 철학에서는
사랑없는 이해란 없고,
이해가 없는 사랑은 무가치한거야.'
사람의 영혼은 사랑으로 충만하게 되고
반대로 사랑이 고갈될 수록
내 영혼은 몹시 건조해져 간다.
물론,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나날들은
공감과 사랑이 충만했던 날들.
적어도 지금의 모습은 거리가 있다.
어느새 나는 키와 머리가 훌쩍 커버렸고
내 영혼과 마음 씀씀이는 그만큼 크질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