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바삭하다.
사람 냄새가 솔솔나고 한번 더 주변을 둘러본다. 또 어떤 음식을 먹어도 어울리고 누구와 함께 해도 기분이 좋다. 하나 더. 그간 잘 챙기지 못했던 소중한 사람들에게 용기있게 연락할 권리가 있는 한 달이다.
이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서른을 맞이할 시간, 누군가는 크리스마스가 떠오를, 또 어떤 사람에게는 송년의 기분을 잔뜩 내는 한 달.
12월은 포근하다.
차가움과 따뜻한 이미지가 함께 떠오른다면, 그건 단연코 12월일 것이다.
가장 추운 시간이지만 한해의 마지막이기에 사람 냄새 폴폴 풍기고, 그러니 추워도 좀 괜찮은 시간. 12개월력을 만든 사람은 아마 그런 부분까지 고심하여 만들지 않았을까.
12월은 클래식하다.
이 때는 한 번 즈음 차가운 바깥 세상에서 시대가 추구하는 워너비가 아닌, 진정 필요하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한다. 12월은 서로 영혼을 맞대고 우리가 따라가야할 대상에 대해 고심하는 좋은 표지 역할을 맡는다.
그래서 고리타분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 있는 시간이다.
한 해 동안 우리는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잘 모르면서 어떻게든지 살아가려고 한다. 힘겹고 지겨운 일들의 연속만 이어진다면 삶은 분명 불행스럽게 여겨질 것.
하지만 12월엔 조금 숨을 돌리고, 찬찬히 여유를 가진다.
엔진 속도는 잦아들고, 내년을 위한 최소한의 여력을 남겨놓은 채.
그렇게 한해의 대부분의 슬픔과 어두움을 씻어내기에, 다시 다음의 한 해를 시작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좋은 기억만 지니고서.
Q. 그렇지만 12월은 곧 끝나고 내년은 금세 다시 시작되잖아?
그러니깐 중요한 것은, 좋은 기억을 지니고 내년으로 간다는 게 좋았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