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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 인생

평생 절대 무조건 100%

by 윤지아

작년에는 내가 절대 겪지 못할 것 같은 일들을 겪었다.

믿음이 완전히 부서지는 경험, 우울증에 걸리는 경험, 머리만 대면 잠들던 내가 수면장애를 겪게 된 경험, 잠깐일 줄 알았던 정신의학과 방문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경험, mbti가 변하는 경험(?)


최근 들어서는 내가 절대 안 할 것 같은 일들을 했다.

평생 안 봐왔던 오컬트 장르 영화에 빠지게 되어 검은 사제들, 사바하, 파묘, 검은 수녀들을 봤다.

대학 졸업 후 고수해 오던 긴 생머리를 벗어나고자 머리를 볶았다.

엄마가 몇 년 전부터 시켰던 포토북 만들기 심부름을 일주일 만에 몰아서 끝냈다.

빵이라곤 먹을 줄만 알던 내가 마들렌, 파운드케이크, 쿠키를 만들게 되었다.

운동이라곤 숨쉬기운동밖에 하지 않던 내가 요가를 1년 치나 끊었다.

외면 가꾸는 데에 돈을 쓰던 내가 내면 가꾸기에 돈을 쓰게 되었다.

마음 한구석에서 미워하던 사람을 용서했다.


평생 좋아할 거라 생각했던 드라마 장르도, 자주 가던 장소도, 즐겨 듣던 음악도, 이제는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반면에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일에 시간을 들이게 되었다.

인생에 평생, 절대, 무조건, 100%는 없다.


돌이켜보면 어쩌면 겪게 될 수도, 언젠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 투성이.

나는 자꾸 변하고 내 인생은 예측할 수 없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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