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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요가

수면장애 극복일지

by 윤지아

예민하고 불안한 기질이 강한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것으로 흔들리는 감정을 달래 왔다. 그런 내가 수면장애를 겪은 후로는 잠이 부족한 날마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부족한 마음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체중이 10킬로 가까이 증가한 후에야 마음의 문제가 크게 작용한다는 걸 깨달았다.

잘못된 방식인 걸 알면서도 잠이 부족한 날에는 음식으로 채우려고 했다. 포만감이 느껴지면 잠도 솔솔 오는 것 같고 배부르면 눕게 되고 누우면 자게 되고.

이제 이런 내가 너무 싫어서 글을 쓰는 행위로 바꾸려고 한다.

잠으로 채우지 못한, 음식으로 달래지 못한 허한 부분을 대신하려고 한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 수익은 있는 거냐고,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묻는 물음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지만,

다시 답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글을 쓰면 마음이 편해져. 잠도 밥도 그 어떤 것도 채우지 못한 마음을 다독여주거든."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해서 수면장애가 극복된 것은 아니다.

특히 걱정거리가 있는 날에는 잠을 설쳤고, 그날의 컨디션 역시 좋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음식의 질은 더 나빠져갔다.

문제라고 정의하면 정말 나의 문제가 되어버릴까 봐 외면해 왔지만, 이제는 문제라고 정의 내린 후 해결해보려고 한다. 마음의 공허함을 좋은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다.

그나마 해결하고 싶어서 이렇게 못난 내 습관을 드러내는 성숙한 마음정도는 생긴 것 같아 조금은 편해졌다.


성공했다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저마다의 문제와 극복 과정이 있었다. TV만 틀어도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 상상하지 못한 이야기가 나온다. 드라마틱한 극복 과정보다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모습이 더 멋져 보였다.

나도 내가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물론 모든 이야기를 전부 담진 못할지라도, 언젠간 아무렇지 않게 들쳐볼 수 있는 극복일지 정도는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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