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by 윤군


떠나보냈습니다


흐린 하늘,

내린 빗물이 흘러 흘러 강으로

궤적조차 남기지 않고 달아나듯이

그렇게 떠나보냈습니다


발자국이 남았습니다


어릴 적,

늦은 밤까지 놓지 않았던 장난감에

손때 묻어 있는 기억처럼

길 위에 발자국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눈이 내렸습니다


잠시 동안 바라본 뒷모습이

꺼져가는 별빛처럼,

쓸쓸히 눈가에서 떨어질 때쯤

하얗게, 하얗게 내린 눈은


그 발자국을 지워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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