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뭐야?”
여기가 어디일까 주위를 둘러보는 중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사랑 말이야, 사랑.”
스마트폰을 어디에 뒀나 찾다 보니 손에 쥐고 있었다. 인터넷 창을 열었다.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네.”
“아니, 그런 거 말고. 난 오빠 생각이 듣고 싶어.”
“글쎄... 조금 생각해보고 말해도 돼?”
“나 금방 가야 돼.”
“음... 그럼 내가 책에서 보고 마음에 들어서 메모해 놓은 문구를 몇 개 말해볼게.”
“오빠 마음에 들어서 적어놓은 거야?”
“응. 온전히 내 생각은 아니지만, 내가 영향을 받은 글이니까. 괜찮지?”
“응. 좋아.”
다시 스마트폰을 켰다. 마음에 드는 문구를 볼 때마다 적어놓은 파일을 찾았다.
“이건 지나가다 무슨 광고에서 봤던 거 같은데, 사랑은 자신 이외에 다른 것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렵게 깨닫는 것.”
“어렵게 깨닫는 다라...”
“사랑이 쉽지는 않지.”
“쉬우면 더 좋지 않을까?”
“난 어려웠으면 좋겠어. 쉬우면 그만큼 더 간절하거나, 재미있거나 하지 않을 것 같아.”
“그 말도 맞네. 또?”
“열정은 세상을 돌게 하고, 사랑은 세상을 안전하게 만든다.”
“이 건 누구 얘기야?”
“미국 가수래.”
“사랑 때문에 막 싸우기도 하잖아. 얼마 전에도 뉴스에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자살한 사람 얘기도 나오고.”
“음... 사랑의 방향이 잘못된 게 아닐까?”
“사랑의 방향?”
“응. 사랑을 하면서 더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뉴스에 나온 케이스는 나쁜 방향으로 움직인 것 같아. 아까 그 명언에 하나를 추가해야겠다.”
“어떻게?”
“열정은 세상을 돌게 하고, ‘올바른’ 사랑은 세상을 안전하게 만든다.”
“표절 아니야?”
“뭐 어때, 우리끼리만 하는 얘기인데.”
“더 있어?”
“사랑은 거부할 수 없이 열망하게 되는 거부할 수 없는 열망.”
“...... 어렵다. 누가 말한 거야?”
“로버트 프로스트라고, 미국 시인이야.”
“이거 무슨 뜻이야?”
“열망할 수밖에 없는 열망?”
“...... 그러니까 그게 무슨 뜻이냐고?”
“다음에는 소설에서 찾은 문구 읽어줄게.”
“치.”
입을 삐죽이는 그녀를 모른 척하며 말을 돌렸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목숨을 원하면 목숨이 하나뿐이라는 걸 안타까워하는 것.”
“어디서 본 거야?”
“미안. 메모에 출처를 안 적어놨네.”
“좋은데, 뭔가 조금 섬뜩하다.”
“그런가?”
“다른 건 없어?”
“농담을 하고 이해하는 것이 30%, 술을 적당히 즐기는 것이 30%, 예술을 즐길 줄 아는 것이 30%. 이 세 가지가 살면서 건질 수 있는 재미의 90%래.”
“그럼 남은 10%는?”
“가장 작은 10%지만 어쩌면 인생의 모든 것일지 모르는 것.”
“사랑이구나.”
“응. 좋지?”
“이 글은 마음에 든다.”
창밖이 환해져 왔다.
“근데 너 시간 없다고 하지 않았어?”
“응. 이제 가야지. 가기 전에 하나만 더.”
“응?”
“그래서 오빠가 생각하는 사랑은 뭐야?”
“멀쩡한 사람을 미치게 만들고, 우는 사람을 웃게 만들고, 행복한 사람을 슬프게 만드는 것.”
“뭐가 이렇게 다양해?”
“상황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어.”
“그럼 지금 오빠의 사랑은 어때?”
“...... 아파.”
“응?”
“많이 아파.”
“......”
“넌 괜찮아?”
“어떨 것 같아?”
“너는 아프지 말아야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야지.”
“오빠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마도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야.”
“그래, 다행이네.”
“이제 아침이야. 오빠 일어나서 출근해야지.”
“조금 더 있다 가면 안 돼?”
“오빠 이제 일어나야 해.”
“또 볼 수 있을까?”
“글쎄... 또 볼 수 있을 것 같아?”
“아마도?”
“그럼 또 볼 수 있을 거야.”
“그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