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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조 Dec 01. 2022

결혼을 결심한 이유

한 번도 결혼 생각이 없던 내가 이 사람과는 결혼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5년이 넘는 기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함께 있으면 즐겁고

나도 그렇지만 그도 나와 있을 때가 가장 진짜 모습에 가깝고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

나의 모든 단점, 그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단점과 악행을 전부 알면서도 진심으로 사랑하고

이따금 죽고 싶던 때에도 그래도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내가 어떤 주접을 떨어도 눈에서 꿀이 떨어지고

예쁘다는 말을 하루도 빠짐없이 한다. (실제로는 못생겼지만...)

한 번도 나를 귀찮아하거나 짜증 낸 적이 없으며

아직도 뽀뽀를 하루에 백 번도 더 한다. (사실 처음엔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 외,

둘 다 성격이 굉장히 예민하고 더럽지만 서로에겐 잘하고 잘 맞는다.

사회적인 성격이나 기질적인 성향은 다른데 가치관이 아주 유사하고

편한 와중에 설렌다. (이게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다.)

못생긴 남자랑은 연애는 해도 결혼은 절대 못하겠는데, 내 눈에 아직도 잘생겼다.

번개 치면 눈 가려주고 천둥 치면 귀 막아주는 자상함에,

내가 해주는 음식은 다 잘 먹고 나는 그의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아는 게 많고 배울 점도 많아서, 공부는 못하고 질문만 많은  나에게 거의 백과사전이다.

평생 모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아봤는데 언제나 척척 다 잡아준다.

나에게 이보다 좋은 남자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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