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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jung Seo Nov 02. 2015

Helvetica

헬베티카

헬베티카는 앞서 스위스 디자인 스타일에서  이야기했듯이 스위스를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체입니다. 서체가 단순히 글을 표현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하나의 정체성을 갖고 국가를 대변하는 경우를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헬베티카입니다.


헬베티카는 대표적인 로마자 산세리프 글꼴로서 1957년 스위스의 글꼴 디자이너 막스 미딩거가 에두아르트 호프만과 함께 제작하였습니다. 헬베티카는 19세기 유명 글꼴인 악치덴츠 그로테스크에서 발전되어 제작된 서체입니다.

막스미딩거

헬베티카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헬베티카뿐 아니라 여러 다양한 서체에 영향을 주었던 악치덴츠 그로테스크에 대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악치덴츠 그로테스크(Akzidenz Grotesk)는 독일어로 '악치덴츠=인쇄물 디자인',  '그로테스크=산세리프'를 뜻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말해 인쇄용 산세리프 서체라는 말인데, 세리프체가 가지고 있는 불규칙한 곡선이나, 다양한 굵기를 찾아볼 수 없고, 통일된 굵기를 사용하여 서체에 통일성을 보여하였습니다, 이러한 서체의 모양은 디자이너의 개인 성향을 드러내지 않고,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20세기 모더니즘 운동의 하나였던 '신 타이포그래피'의 서체로 선택되었다고 합니다. 

http://www.gravitatedesign.com/blog/typeface-akzidenz-grotesk/


이러한 악치덴츠 그로테스크의 특징에 걸맞게 디자이너의 취향과 스타일이 배제된 중립적 성향의 헬베티카가 탄생하였습니다. 

헬베티카는 획의 굵기가 일정하고 꾸밈이 없어 시각적인 스타일 보다는 내용의 객관성에 중점을 두고 많이 사용되는 서체입니다. 이러한 헬베티카의 성향 덕분인지 많은 다국적 기업들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거나, 공공장소에 정보를 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http://www.newlyswissed.com/helvetica-worlds-most-popular-font/

헬베티카의 현대적 이미지, 안정감, 정확함 신뢰로 연결되는 이미지로 인해 지하철 혹은 공항 등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다양한 기업에게 사랑받는 서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2007년에는 게리 허스트윗이 감독한 헬베티카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그동안 그래픽 디자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개봉된 경우는 단 한편도 없어요."라고 할 정도로 영화 '헬베티카'는 최초가 되었습니다. 이는 헬베티카의 명성이 뒷받침해주었기 때문이었다는 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헬베티카의 영향력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헬베티카의 삶을 주제로 70여 명의 디자이너와 디자인 인사들과 함께 헬베티카, 서체, 그래픽 디자인에 관해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영화에서는 단순히 헬베티카의 장점만을 말하지 않고, 이제는 너무 많이 쓰이고 있는 헬베티카에 대해 단점 역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헬베티카는 보기에는 좋지만 너무 방대하게 쓰이고 있어 매력을 잃었다거나 하는 이야기 역시 담고 있어서 디자이너 개개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헬베티카 다큐멘터리 포스터
헬베티카 다큐멘터리 예고편



이러한 헬베티카와 닮은 듯 다른 듯 한 서체로 MS사의 Airal서체를 들 수 있습니다. MS 운영체제로 작동하는 컴퓨터에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헬베티카 만큼 익숙하게 들어봤을 법한 서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Arial은 모노 타입사의 그로테스크 시리즈의 변형으로 시작되었고, 그 비례와 굵기는 헬베티카에 맞춰져 있다고 합니다. 한눈에도 헬베티카와 비슷하지만 G, R, A와 같은 분에서 약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http://ilovetypography.com/2007/10/06/arial-versus-helvetica/


두 서체가 워낙 비슷한 점이 많다 보니 두서체를 비교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http://www.ironicsans.com/helvarialquiz/index.php

Arial은 무료로 제공되지만 헬베티카와 비슷한 역할을 해낸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기도 하지만, 몇몇의 사람들은 그래도 헬베티카를 따라갈 수는 없다고도 말합니다. 



헬베티카는 60년대 이후 라이노타입사가 기존희 헬베티카에 몇몇 변형체를 더해 서체군을 보강하면서 '노이에 헬베티카'가 탄생하게 됩니다. 오리지널 헬베티카군은 50개의 다양한 두께의 서체로 이루어져 있고 노이에 헬베티카는 68개의 서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헬베티카 50주년 기념 포스터입니다. 글자를 가려도 가독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헬베티카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헬베티카는 폭넓은 활용성으로 길거리의 표지판부터 주요한 서식류에 쓰여지고 있고, 가로 세로 비율이 거의 일정하여 글자 자체에 가 기하학적으로나 조형적으로 아름답고 보기 좋아서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헬베티카는 악치덴츠 그로테스크를 약간만 손만 보고 그 개성을 잃은 채 출시되었다는 점과, 구색 맞추기 식으로 억지로 만든듯한 이탤릭체,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딱딱한 서체라고 비난받기도 합니다. 


디자이너에게 공식처럼 사용되던 헬베티카는 이후 너무 단조롭다는 평과 함께 좀 더 정돈된 느낌의 Universe체나 Frutiger서체를 선호하는 디자이너들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이노타입 사는 여전히 헬베티카는 1위로 팔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헬베티카에 대해 많은 논쟁이 오고 가지만 헬베티카는 그만큼 영향력이 큰 서체이기 때문이고,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체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참고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01&contents_id=4085

http://www.webdesignerdepot.com/2013/03/arial-vs-helvetica-can-you-spot-the-difference/

https://namu.wiki/w/Helvet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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