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우산이 뒤집혔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반팔을 입었는데, 변덕스러운 날씨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젖은 우산을 복도에 펼쳐두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향기로운 입욕제를 넣고 반신욕을 했다.
뜨거운 물이 서서히 온몸을 감쌌다.
욕조 속 물결이 부드럽게 다리를 스치며 하루의 긴장을 녹였다.
욕조에서 나온 뒤 호텔 가운을 걸쳤다.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꿀에 절여둔 생강을 컵에 넣었다.
티스푼으로 살살 저으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생강향이 코끝에 닿을 때마다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칠부소매 원피스에 돋았던 닭살,
휘몰아치던 비바람에 쓸렸던 팔다리,
피부의 감각들이 다시 온기를 입었다.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우리의 마음도 쉽게 흔들린다.
갑작스러운 바람처럼 찾아오는 불안,
차가운 빗방울처럼 스며드는 서운함.
그 감정들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
날씨를 통제할 수 없듯,
마음의 날씨도 우리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니까.
하지만 비가 그친 뒤, 나를 돌보는 방법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거나,
생강차 한 잔으로 몸의 온도를 되찾는 것처럼.
마음에도 그런 온기를 허락해주면 좋겠다.
오늘 마음의 날씨가 조금 흐리다면,
당신도 잠시 멈춰 따뜻한 차 한 잔을 끓여보자.
그 한 모금의 온기가,
당신의 하루를 다시 부드럽게 덮어줄 것이다.